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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는 풀뿌리 경제의 핵심입니다. 민주주의가 활성화되고 성숙하려면 풀뿌리 민주주의인 지방자치제도가 잘 뿌리내려야 하는 것처럼 우리 경제 역시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벤처창업과 투자 등 벤처산업이 뿌리를 잘 내려야 합니다."

며칠 전 디지털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벤처투자의 사회적인 의미에 대한 요약이다.

아래는 지면에 다 못 담은 얘기를 질의 응답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디지털타임스 <월요초대석> 인터뷰

Q)소프트뱅크벤처스(이하 SBVK)는 2000년 2월 창업후 6년여간 1250억원을 투자했다. 그런데 작년 6월 400억원의 레인저펀드를 조성해 투자에 나선데 이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향후 5년간에는 1600억원으로 확대키로 했다. 또 올 하반기에는 500억원 규모의 미디어2.0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작년 이후 한국 내 벤처투자 양상이 굉장히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특별한 배경이라도 있는 것인가?
A) 특별히 투자의 방향이나 전략이 수정된 것은 없다. 인터넷 버블이 붕괴된 직후인 2000년 이후 꾸준히 투자를 해 왔으나 최근에 창립 이후 처음으로 투자현황 관련 간담회를 갖고 언론에 발표를 했기 때문에 공격적이라고 판단하는 시선이 있는 것 같다. 다만 작년에 결성한 레인저펀드의 경우 100% 본사 출자금으로 결성이 된 펀드이며, 아는 한국의 벤처 기업들의 혁신성과 창의력, 그리고 성장성에 대한 손정의 회장의 변함없는 신뢰와 뚜렷한 확신이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Q)손정의 일본 본사 회장의 의중이 담겨있는 것은 아닌가? 손 회장은 한국 IT산업 및 벤처산업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A) 손정의 회장은 종종 한국의 IT 산업 그 자체가 본인의 ‘선생님’이라는 표현을 쓰곤 한다. 손회장은 여전히 한국이 일본보다 IT 산업에 있어서는 앞서있다고 판단하고 계신다. 특히 초고속인터넷과 관련된 서비스, Web 2.0으로 표현되는 새로운 형태의 인터넷 서비스와 관련 소프트웨어, 그리고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는 한국의 모바일 관련 서비스와 컨텐트 등에 대해서는 아주 관심이 많다. 레인저펀드 같은 경우도 이런 판단 하에 좋은 기술을 가진 한국의 회사를 조기에 적극적으로 발굴하여 궁극적으로는 일본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

Q)이같은 한국내 공격적인 벤처 투자를 통해 SBVK가 최종적으로 기대하고 목표하는 것은 무엇인가?
A) 창업투자회사로서의 SBVK가 최종적으로 기대하는 목표는 당연히 조합 수익률의 극대화에 있다고 본다. 하지만 벤처투자가 내포하고 있는 사회적 의미도 결코 간과하지 않으려 한다. 벤처투자는 자본주의가 발굴해 낸 가장 진보적이고 공격적인 투자의 방식이다. 사업을 위해 자금을 고민하는 사람이 오직 실력과 성공하고자 하는 의지만 가지고 있다면 두드려 볼 수 있는 문이 바로 창업투자회사의 문이다. 여기서는 신용도, 담보도, 인맥도 그리고 때로는 학력도 의미가 없다. 오직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번득이는 아이디어와 그것을 사업화 하는 능력만 필요할 뿐이다. 이러한 능력과 용기를 가진 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는 토양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창업투자사의 사회적 책무이다. SBVK도 그 책무를 소홀히 하지는 않을 것이다. 덧붙여 SBVK는 Corporate Venture Capital (기업이 경영하는 창업투자사)로서 본사의 미래 사업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한 전략적인 투자를 통해서 본사의 성장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일도 목표로 삼고 있다.

Q)특히 한국내 투자 대상을 보면 태그스토리나 태터앤컴퍼니 등과 같은 웹2.0 기업이 많이 포함돼 있다. 이코노미스트나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국 주요 언론들은 벌써부터 웹2.0이 제2의 닷컴 버블이 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웹2.0의 미래를 너무 낙관적으로 보는 건 아닌가?(웹2.0의 가능성은)
A) 이상적으로는 버블이 없는 성장이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2000년에 있었던 닷컴버블이 과연 우리 경제에 독이었다고 보는가? 합리적인 버블은 필요악이다. 웹 2.0 기업에 많이 투자하는 이유는 미래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봐서가 아니다. 우리가 타이틀을 무엇으로 부여하건(웹 2.0이라 명명하든 그렇지 않든) 그것과는 무관하게 웹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진화하고 있다. 웹2.0의 미래가 낙관적인 것이 아니라 웹은 끊임없이 진화를 거듭해 나갈 것이기 때문에 그 전망을 밝게 보는 것이다. 더군다나 예전 닷컴 버블 당시에는 정말로 말도 안되는 사업 모델과 분홍빛으로만 가득한 재무적 전망을 내 놓고도 투자를 받았는데 지금은 어림도 없는 일이다. 아무리 웹2.0 기업이라고 해도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가늠하지 못하는 사업 모델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Q)얼마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내에서 벤처 창업을 기피하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며 상당한 우려를 표시한 적이 있다. 벤처창업을 기피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에 대한 해결책은 있다고 보는가?
A) 벤처창업을 기피하는 현상은 사회적인 현상이다. 그 뿌리는 한국의 교육시스템에 있다고 본다. 대학에 진학하려는 수험생을 둔 부모가 '너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열정이 가득하니까 전공을 무엇을 택하든지 나중에 벤처기업을 창업해 보거라’라고 조언하는 부모가 대한민국에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이런 기피현상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부모들의 그런 보수적 경향 (자식들의 진로에 있어서)은 사회적인 경험을 통해서 나온 것이므로 개별적으로 탓할 일은 아닌 듯 하다. 2000년 닷컴 버블의 붕괴 과정에서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온 이른바 ‘게이트’와 그 게이트들의 주역이 만들어낸 천박한 자본주의의 말로를 언론을 통해서 접한 부모들이 가진 일종의 ‘관점’이 여전히 유효한 것이다. 조급증 환자와 도덕성을 상실한 경제 범죄자들만 득실거리는 곳이 벤처 생태계가 아니라는 사실을 언론들이 좀 알려 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정직한 실패도 수용할 수 있는 성숙한 사회로 진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얼마 전 2000년부터 지금까지 투자 받길 원하는 회사들의 사업계획서를 정리하는 기회가 있었다. 현재 존재하지 않는 회사들이 대부분이었다. 현재 존재하지 않는 서비스라고 해서 혹은 기업이라고 해서 그들의 시도자체가 아무런 의미를 지니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실패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Q)2000년대 초 벤처(창업자와 캐피털 모두)와 현재의 벤처를 비교하면 질적으로 많이 변했다는 평가가 많다. 당시에는 다분히 ‘머니’ 게임 위주였는데 지금은 어떻게 바뀌었다고 보는가? 더 발전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보는가?
A) 그 때나 지금이나 성급하고 조급한 사람들은 있다. 주식 시장에서 주가 조작이나 작전등을 통해서 돈을 벌어 보려는 ‘한탕주의’도 여전히 재연이 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만의 고유한 현상은 아니다. 자본주의의 역사가 긴 나라들도 이러한 부조리한 과정들을 겪어 오면서 상호 보완과 자정 작용을 거쳐서 지금은 많이 건전해 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벤처나 벤처투자의 역사가 그리 길지 않은 관계로 많은 부작용들이 과정 상에 노정이 되었던 적이 있지만 시장의 건전성은 합리적인 투자자와 도덕적인 벤처기업가들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결국 이 문제는 사람의 문제이다. 합리적이고 원칙적인 투자자들이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을 자각한 벤처기업가들을 꾸준하게 발굴하고 투자하여 나가면서 자정 작용을 거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법과 제도는 인간의 정신 보다 하위 개념이지 않는가?

Q)국내 벤처기업이 성장하기 위해 법적, 제도적, 문화적으로 보완돼야 할 사항에는 어떤 것들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A) 사실 상 한국의 벤처관련 제도나 법률은 어쩌면 세계적으로 가장 선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IMF 위기 이후에 벤처투자를 활성화해 나가면서 정부가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이다. 그러나 문제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아무리 법과 제도가 잘 정비가 되어 있어도 관련 종사자들이 도덕적이지 못하다면 시장은 혼탁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가정신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와 공유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본다. 언론도 가급적이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벤처 투자와 벤처기업들의 성장을 다루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Q)벤처캐피털 업계에 종사한지 10여년이 넘었다. 벤처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역설적인 표현이겠지만 냉정한 열정을 가지라고 하고 싶다. 가슴에 품은 열정만으로 일이 되지도 않을 것이며, 그렇다고 이리 저리 이성적으로 재기만 하다가는 좋은 기회와 시간을 다 놓치게 마련이다. 벤처기업은 특히 뛰면서 생각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일은 단거리 경주가 아님을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적어도 철인3종경기 혹은 마라톤을 한다는 심정으로 시작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2007/08/06 11:59 2007/08/06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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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주간 블로고스피어 리포트 32호 - 2007년 8월 2주

    Tracked from GOODgle.kr  삭제

    IT 핫이슈 : 남북정상회담 예정 소식으로 정치 이슈가 뜨겁군요. 여전히 심형래 감독의 SFX 영화 '디-워'에 대한 블로고스피어의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습니다. 흥행 기록을 갱신할 수록 논란도 뜨거워지고 있네요. 특히 MBC 100분 토론이 불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습니다. 하지만 IT쪽은 비교적 조용한 편입니다. ^^; 주요 블로깅 : 최근 티스토리의 운영이 부실해지면서 블로거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관련하여 티스토리는 사용자의 의견을 듣고..

    2007/08/10 19:54
  2. Subject: 그만님의 글에 대한 변명

    Tracked from Flying Mate  삭제

    그만님의 글을 보고 나니 변명이 하고 싶어졌다. 벤처라는 게 이렇게 비춰질 수도 있구나. 현실의 반대말. 허망한 환상. IPO 대박. M&A 먹고 튀기. 그만님이 직접적으로 벤처가 이런 단어라고 말씀하시지는 않았다. 내가 느낀 건 많은 사람들이, 특히 벤처를 오랫동안 지켜봐온 사람들이 벤처에 대해 우려의 마음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어로 벤처라는 말은 뭔가 테크니컬한 느낌이 들기도 하면서 사기공갈이나 한탕주의 같은 어감으로 받아들여질지도 모르겠..

    2007/10/09 19:23
  1. ysddong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2007/08/15 22:43
  2. FlyingMat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터뷰 말씀에서 느낀 점이 많아
    허락없이 트랙백을 걸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07/10/09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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