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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기업들은 저마다 독특한 인재발굴과 육성 전략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인재가 가장 중요한 자원인 사업의 경우에는 항상 고민의 중심이 사람이다.
오늘은 기술적이지도 않고 투자와도 상관이 없는 주제인 어떤 기업의 인재육성 얘기를 해 보겠다.

WMA (William Morris Agency)라는 회사가 있다. 1898년에 설립이 되었으니 110년이 다 되어 가는 기업이며, 아마도 전세계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유명 연예인의 업무를 대행하는 이른바 Talents Agency 기업이다. 물론 그러한 일 이외에 다양한 마케팅 경로를 통한 업무영역을 확장을 해 나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myspace india의 론칭에도 관여를 하고 있다. 한국 및 일본 등지에 있는 이른바 연예매니지먼트회사와는 완연히 업무의 영역이나 방식이 달라서 우리나라에서는 조금 생소한 구석이 없지 않아 있으나 아무튼 미국 영화인 'Jerry Maguire'의 '톰 크루저'가 한 역할 정도를 떠 올리면 (물론 그는 스포츠 분야의 에이전트이지만) 대강 일의 내용을 인지할 수 있을 것이다.

WMA는 아주 독특한 인재 육성 전략을 가지고 있다.
Ivy league의 법대대학원 (Law school)을 졸업한 J.D. (Juris Doctor)들이 변호사시험을 통해서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법률회사 등에 취직을 뒤로 한 채 WMA에 지원을 한다. 물론 당연히 Six-digit compensation (여섯자리 연봉이라 함은 말하자면 고액 연봉을 간접적으로 영어식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몇십만불의 연봉의 은유적 표현)을 포기하면서 WMA에서 하는 일이 하는 일 자체가 화려하고 멋있기 때문에 그렇게 지원을 한다고 믿을테지만 실상은 참으로 어이가 없을 정도로 황당하다.

법대대학원 졸업생들이 WMA에 취직을 해서 2-3년 동안하는 일은 한국 표현으로 치면 이른바 '사환'의 일이다. 예전에 국내 많은 기업들은 상업계 고등학교 야간에 재학중인 학생들을 문서수발이나 우편물 관리 등의 일을 맡겼었던 적이 있다. 지금도 간혹 있긴 하지만. 아무튼 그 '사환'들이 하는 일을 예일이나 하버드나 혹은 아이비는 아니지만 서부의 명문대인 스탠퍼드 법대대학원을 나온 신입사원들이 2-3년 동안 하는 것이다. 그것도 몇 만불도 안되는 연봉을 받으면서...그러한 과정을 이른바 Mail-room training이라고 한다.

하필이면 비록 그런 에이전시에 근무를 하더라도 왜 전공을 살려서 계약서를 검토하거나 좋은 작가나 감독이나 배우를 발굴하지 않고 그 엄청난 학력의 법대생들을 고작 우편함이나 정리하게 만드는걸까? 그리고 그 일을 소신을 가지고 몇 년씩이나 하는 사람들은 또 어떤 심정일까?

물론 다 이유가 있다.
그러한 지루하고 혹독한 과정을 거쳐서 말하자면 인맥을 쌓아 간다고 한다. 회사 내부의 간부들이나 이미 많은 경력을 가지고 있는 에이전트들이 주로 어떤 작가나 감독이나 배우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지, 혹은 어떤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지, 그리고 주로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반의 추세를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등등을 몸소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일들은 학교에서 공부를 잘 했다고 해서 잘 할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니므로 그런 힘든 과정을 통해서 몸소 체험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낙오를 하는 사람들도 있긴 하겠지만 아무튼 '무사히' 우편배달을 마친 '태생적으로 똑똑한 법대졸업생'들이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게 되면 너무도 치밀하고 꼼꼼하게 이른바 세상에서 가장 까탈스러운 고객들 (유명한 배우, 시나리오 작가, 감독들의 독특한 정신세계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한다)을 잘 지원해 나가게 되는 것이다. 때로는 달래고 때로는 윽박지르고 때로는 빌기도 하면서...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심에 서 있는 인재들을 생각하게 된다.
물론 그 중에는 정말로 창의적이고 열정적이며 합리적이고 똑똑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체로 그 산업에 종사하는 주체들 스스로가 인정하듯이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한국도 법대생을 뽑아서 뺑뺑이를 돌리면 엔터테인먼트산업이 잘 성장을 한다고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하나의 산업이, 혹은 좁게 보아서 기업이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 어떤 잠재적이고 본질적인 역량을 갖춘 사람들이 참여하고 기여하는 가에 따라서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보는 것은 비약은 아닐 것이다.

끝으로 아이비리그 법대생들의 다양한 진로를 수용해 주는 미국사회의 거만한 포용성도 다소 부럽기도 하다.

2007/10/20 16:39 2007/10/2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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