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쯤 전에 석유화학과 관련된 굴지의 기업을 운영하시는 선배분과 나눈 대화였다.
'요새도 투자쪽에 있지?'
'네'
'주로 어느 분야에 투자하니?'
'저희는 쭉 주로 IT 및 미디어 관련 분야에 집중해서 투자하고 있습니다.'
'아니, 아직도 IT쪽에다 투자하니?'
'네???'
워낙 격의가 없는 자리였긴 했지만, 조금 당혹스러웠다. 하지만, 이어진 선배의 말에 왜 그런 반응을 보였는지 이해가 가기도 했다.
'국영사우디 석유공사가 만약 상장을 하게 되면, 시가총액이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모든 기업의 시가총액을 더한 것보다 더 클지도 몰라...'
IT 분야에 대한 무관심 또는 비하라기 보다는 석유화학과 관련된 산업의 규모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는 점을 강조하려던 것이 그 선배의 취지였다.
유가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100달러 시대가 바로 코 밑에 와 있다.
73년 1차, 79년 2차에 이어 근 30년 만에 3차 오일쇼크 전망도 불쑥 튀어 나오기 시작한다.
2차 오일쇼크때, 나는 중 2 였는데, 그 때 기억으로는 아버님이 막 사업을 시작하자 마자 - 당시 Paint & Ink 제조업을 창업하셨다 - 오일쇼크에 따른 수입 화학 원료가의 급등으로 원가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오르고 매출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회사가 위기로 내몰리고 집안 분위기도 좋지 않았던 기억도 어렴풋이 난다.
아뭏튼, 연 이틀 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갱신했고, 3차 오일쇼크와 그 여파로 한국 경제에 그림자가 드리워질 것 같다는 기사들이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것을 보니, 몇 달전 그 선배의 말이 다시 기억이 났다.
세계 최대의 비상장 기업으로 추정되는 국영사우디 석유공사 (ARAMCO : Arabian-American Oil Co.)의 기업 가치는 과연 얼마나 될까? 정답이야 누가 알겠는가?
하지만, 내가 아는 상식 수준에서 한 번 대충 추정을 해보기로 했다.
사우디의 일일 원유 생산량이 세계 3위로 약 천만 배럴이고, 유가가 $100이면 대충 십만원쯤 된다고 치면, ARAMCO의 일 매출은 천만 * 십만 = 일조원쯤 된다.
그러니 일년 매출은 365조쯤 되고, 순익은?
내 생각에는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아마 90%쯤 되지 않을까? 그러니, 한 330조쯤 된다고 하자.
그렇다면, PE Multiple은 어느 정도를 가정해야 할까? 유가가 계속 상승, 즉 매출/순익이 중장기적으로 계속 증대될 것으로 예상이 되니, 바꿔서 말하면 엄청난 성장산업인 것이다.
미국주식시장의 평균 PE Multiple인 18 정도 보다는 당연히 높아야 할 것 같고, 그렇다고 잘 나가는 인터넷 기업처럼 50~100 수준은 너무 Aggressive할 것 같고, 한 30 쯤이 어떨까 싶다.
그러면, 330조 * 30 = 10,000조 쯤 된다는 얘기가 된다. Believe or not!
미국 주식시장의 전체 Size가 대략 13,000조쯤 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거의 필적하는 수준이다.
한 기업의 가치가 10,000조라 실로 어마어마한 크기지만, 더 놀라운 것은 ARAMCO가 큰 기업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전체 석유 에너지 산업을 놓고 보면 그리 크지 않은 일부분일 뿐이라는 것이다.
한국의 대표 기업이자 세계적인 IT 기업인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75조쯤 되고, 예상을 뛰어 넘는 실적을 발표한 세계 제 1의 IT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가총액이 330조쯤된다.
이와 같이 삼성전자나 마이크로소프트로 대표되고 촉망 받아온 IT 산업도 연일 천정부지로 치솓는 고유가로 인해 급팽창하고 있는 석유 에너지 산업의 이와 같은 무서운 추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석유 에너지 업계에서 상대적으로 볼 때는, 이쪽 IT 산업 전체를 코끼리 비스켓 보듯 할 수도 있겠구나 싶다. 석유 에너지 산업... 왠지 조금 씁쓸하지만, 가히 어느 누구도 무시하고는 살 길이 없는 무지막지한 공룡같은 산업이라 하지 않을 수 없겠다.
by 이승근 (Stevie)
TRACKBACK :: http://blog.softbank.co.kr/trackback/41
-
Subject: 페트로 차이나 = 주식회사 대한민국
Tracked from 격물치지 [格物致知] 삭제1,000조? 오늘 매일경제신문을 보다가 나는 눈을 의심했다. 페트로차이나, 시총 세계1위. 시가총액 1조3천억불... 얼마전 피플웨어에서 에너지기업의 가치에 대한 포스팅을 보고, 그럴 수 있겠군하면서도 숫자가 너무커서 몇가지 검색을 해 보았다. 주식회사 대한민국 주식회사 대한민국이 올해 주가 상승 국면을 맞아 코스피 시가총액이 1,000조가 되었다. 페트로차이나 한 회사의 가격과 같은 것이다. 물론 버블이다, 유통주식수가 작고, PER이 높다는 이..
2007/11/12 14:09


자원이 풍부한 나라를 보면서 늘 부러운 마음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2007/10/30 12:21전통자원 강국인 중동국가들도 그랬고, 느닷없는 유전을 개발해서 '당당하게' 미국과 맞장을 뜨는 베네수엘라도 그랬고, 더군다나 신자원대국인 러시아도 그런 나라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살짝 다른 생각을 해 봅니다. 천연자원이 없어서 그나마 얼마나 다행이냐고...
만약 한반도에 매장량이 풍부한 지하자원이 있었다면 지금 이 시간에도 전쟁의 마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해 마다 나라의 주인이 바뀔지도 모른다는 섬뜩한 생각을 해 봅니다. 지정학적인 위치도 그러한대다가 자원이라는 매력적인 미끼가 있었다면 강대국의 등쌀에 하루도 편할 날이 없지 않았을까요?
지하자원이 없는 대신 차라리 그 어느 누구도 점령과 지배가 불가능한 훌륭한 인적자원이 있다는 사실에 늘 감사하며 살아야 겠습니다. 다만 그 인적자원이 부실화 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지만요.
can't agree more...
2007/10/30 22:03추정을 너무 높게 하셨네요.
2007/12/06 19:22순이익이 매출의 90%? 10%로만 잡아도 높습니다.
PER은 성장 가능성과 밀접하게 연관되는데 , 석유의 일일 생산량이 급격하게 증가할 가능성은 별로 없으니 15면 충분할 듯 합니다.(삼성전자, 포스코 모두 현재 이 정도 수준)
따라서 1경까지는 아니고 540조 정도. 그래도 크긴 크네요
아랍코 지금현재 한국 시장에 10조원 풀었음
2010/04/23 23:53현재 삼성,대림,현대,GS, 기타등등 여러회사들이 입찰들어간 상태고
그중 일을 하고있는데
너무 까다롭고 까칠함 그러니 돈 많지
많이 벌만한 까칠한 기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