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벤처스 들여다보기-심사역 딜]

현재 활발하게 투자 활동을 하고 있는 국내외 벤처캐피털 마다 투자를 결정하는 고유의 의사 결정 과정이 있습니다. 저희 소프트뱅크벤처스도 2000년부터 지속적으로 유지해 온 몇 단계에 걸친 투자 의사결정 과정이 있습니다. 벤처투자, 특히 시장성이나 사업성을 검증하기가 힘든 초기벤처에 대한 투자는 결코 간단히 평가하고 판단하여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최종 결정에 이르기까지 일정 기간 동안의 물리적인 시간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소프트뱅크벤처스에는 그 과정을 아코디언 접듯이 착~ 하고 줄여 놓은 것이 있으니 그게 바로 오늘 소개 드리고자 하는 ‘심사역딜 (Associate Deal)’입니다.
‘심사역딜’이란 것은 소프트뱅크벤처스의 심사역들이 투자하고자 하는 대상(주로 극초기기업)을 찾아 파트너(임원) 한 명을 그 해당 딜의 스폰서로 설득하여 투자에 대한 동의를 구하면, 기존의 모든 의사 결정 과정을 건너뛰고 (이른바 quick track) 최대 3억원을 투자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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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벤처스가 2008년부터 이 제도를 운영하기 시작한 이유는 당시 전반적으로 침체해 있던 벤처생태계에 다소나마 활력소가 될 수 있겠다는 판단 하에 초기기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다소 긴 기간 (평균적으로는 2-3개월) 동안의 여러 단계의 의사 결정 과정을 줄이고, 아직 회사의 모습마저 완전하게 갖추어지지 않은 초기기업들에게 도전의 기회를 좀 더 열어주고자 기획을 했던 투자 방안이었습니다. 특히, 투자 결정 시 검토되어야 하는 회사의 재무실적이나 중장기 계획, 영업이나 마케팅 혹은 서비스 전략 등등은 이제 막 회사를 설립한 스타트업의 경우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그런 준비를 투자와 동시에 심사역들과 머리를 맞대고 해 나가게끔 지원을 해 주는 것도 심사역딜의 특징 중 하나 입니다.

조금 더 유연하게 초기 투자를 강화하기 위한 이런 노력은 2008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망한 초기기업에 대한 배려의 차원에서 시작한 이 제도는 기획 당시 예상하지 못한 또 한가지 좋은 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투자팀 전체가 뜻을 모아 투자를 결정한 것이 아니고 심사역 개인의 판단이 거의 전부인 말하자면 ‘본인의 딜’이 되어버리다 보니, 해당 심사역은 자연스럽게 더욱 높은 수준의 책임감을 갖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회사의 전략적인 방향이나 사업 모델 등에 좀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도움도 주게 되고, 좀 더 긴밀하게 창업자들과의 관계를 이어 나가게 되면서 회사가 좀 더 빠르게 성장 곡선을 그리게 해주는 효과가 생겨났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직 풍부한 투자경험이 부족한 심사역들이 스타트업의 경영 전반에 대한 이해를 한층 더 높여 주는 효과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너무 감사하게도 저희 심사역들의 투자 역량을 초기벤처기업이 높여주는 셈이 된 것이지요.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과거에 심사역딜로 투자가 되었던 회사 중에는 ‘로티플(Lotiple)’과 ‘써니로프트(Sunnyloft)’ 라는 곳이 있었습니다. ‘로티플’은 위치 기반형 소셜커머스를, ‘써니로프트’는 지인기반 SNS를 서비스하고자 설립이 되었던 스타트업입니다. 2011년에 설립된 두 회사는 각각 2011년, 2013년에 카카오에 인수됩니다. 여전히 M&A가 활발하지 않은 한국의 벤처생태계 환경을 고려할 때 매우 높은 성과로 기록된 투자였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인수가 된 후에 카카오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그때의 팀들과는 현재도 활발하게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그 분들이 또 다시 새로운 아이디어를 들고 와서 투자를 해달라고 하는 때가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물론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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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전부터 초기기업에 대한 투자의 관심이 높아지게 되고, 그 스테이지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하는 벤처캐피털이나 인큐베이터들이 많이 생겨나서 좋은 초기기업들이 많이 발굴이 되고 있습니다. 벤처생태계 전체가 침체기였던 7-8년 전부터 희망해 왔던 너무나도 반가운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러한 환경이기는 하지만 저희는 전통을 이어가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심사역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창업을 준비중인 혹은 이제 막 시작하신 분들은 이러한 기회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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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ector Communication Divi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