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인식 로봇, 페퍼(Pepper)를 만나다

손정의회장이 페퍼(Pepper)를 언론과 대중에게 공개를 한 지 2주 후, 긴자에 있는 소프트뱅크스토어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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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경 긴자, 소프트뱅크스토어 입구]

동글동글 귀여운 눈에 허리춤까지 오는 자그마한 키, 세계 최초의 감정 인식 로봇, 페퍼(Pepper)였다. 아직 정식 판매일까지는 7개월 정도 남았지만, 생각보다 높지 않은 가격대(원화 약 200만원 정도, 비슷한 스펙의 로봇이 일본에서 약 800만원에 판매가 되고 있음)때문에 일본 현지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벌써부터 구매를 문의해 오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 특히 어느 정도 성장한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들이 관심을 많이 표명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양방향 대화는 일어로만 가능하며, 영어로는 말하는 것만 가능하다. 하지만 언어는 그렇게 어려운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곧 각 언어별로 대화가 가능한 버전까지 개발이 가능하다고 한다. 신기한 마음에 먼저 외모부터 살펴 보았다. 페퍼의 눈과 입 주변에 카메라가, 머리와 어깨 쪽에는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다. 다리 역할은 바퀴가 대신한다. 그리고 손가락은 마치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아직 악수는 못하지만, 머리를 쓰다듬는 등의 접촉은 인식한다고 한다. 가슴에는 아이패드 크기 정도의 디스플레이를 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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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윗 부분의 스피커]

 

풀 충전까지 필요한 시간은 6시간, 충전 후에는 약 12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밤에 잘때 충전시켜 놓고 아침에 사람과 함께 기상해서 낮 시간 동안 함께 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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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용 케이블을 꽂을 수 있는 부분]

 

페퍼를 마주하자, 내가 내는 소리를 인식하고 도르르~ 바퀴를 굴려서 내 앞으로 훅 다가왔다. 그런 움직임에 잠시 움찔했다. 그리곤 페퍼가 나에게 먼저 말을 걸어왔다. “좋아하는 동물은 무언가요? 1번 강아지 2번 원숭이…” 강아지라고 대답을 하자 페퍼의 눈과 귀에서 파란 불빛이 나온다. 내 말을 듣고 있다는 뜻이다. “강아지를 좋아하다니 당신의 정신연령은 14살이군요”라고 말을 할 때는 눈과 귀에서 나오는 색이 녹색으로 바뀐다. 음성이나 움직임을 인식 할 때는 파란색, 자기가 말할때는 녹색이다. 그리곤 또 질문이 이어진다. 질문은 이미 프로그래밍이 되어 있는 것이겠지만 각자 다른 답을 해도 알아듣고 반응한다.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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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과 대화 중인 페퍼]

 

페퍼는 눈에 설치된 적외선을 통해 사람의 얼굴과 음성을 해석할 수 있다고 한다. 단순히 프로그래밍된 대로만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식으로 해석해서 얻은 기쁨이나 슬픔 같은 감정을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하여 다른 페퍼들과 공유하고 다른 페퍼들의 경험도 고스란히 인식하게 된다고 하니 각 가정의 페퍼들이 똑똑해 지는 건 시간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판매일과 가격 등을 스탭에게 꼼꼼하게 물어보던 한 할아버지께서 마치 손주를 대하듯 애정어린 눈빛으로 페퍼를 바라보았다. 그리곤 페퍼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일하고 있는 중이니?(仕事中ですか?)”라고 묻자 페퍼는 의외의 대답을 했다 “아니요. 일이 아니에요.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어요(いいえ。仕事じゃありません。あなたを待ってました。)”. 아~이런 감성 돋는 대답이라니! 그 대답에 할하버지는 더 큰 함박웃음을 지으셨다.

페퍼는 혼자 살면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충분한 말동무가 되어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함께 놀이를 할 수도 있을 것 같고, 주방에서 요리할 때 옆에 서서 화면에 레시피를 띄워놓고 요리 순서를 말해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어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느냐에 따라 그 용도는 무궁무진할 것 같다. 과연 페퍼와 함께할 우리의 생활은 어떤 변화가 생길까. 당장 내년부터 그 다양한 모습들을 보게 되겠지만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Clare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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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ector Communication Divi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