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코모티브랩스 – 에듀텍 분야에 대한 가설 검증

최근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집행한 로코모티브랩스에 대한 투자는 에듀텍 (Education Technology) 분야에 대한 벤처투자자들이 통상적으로 품고 있는 몇 가지의 가설을 검증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듯 하다. 물론, 투자를 하는 목적이 무슨 가설을 검증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미래의 시장과 고객을 창출하려는 기업들에 투자하는 벤처투자는 ‘가설’을 세우는 것이 투자 의사결정의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로코모티브랩스에 대한 투자는 대체로 성공이 쉽지 않다고 알려져 있는 에듀텍 분야에 대한 도전이기 때문에 더욱 더 기대가 된다.

에듀텍에 대한 투자

실리콘밸리에는 없지만 한국과 중국에는 있는 것 중 하나가 ‘사교육 벤처’ 이다. 온라인 웹을 기반으로 하는 인터넷 시대의 메가스터디부터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영단기 (기업명은 에스티엔컴퍼니)까지 IT 인프라에 기반한 사교육 벤처는 한국 벤처생태계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인터넷이 등장한 이후에, 미국의 벤처투자가들도 교육 분야에 대한 투자를 해 오긴 했지만 주로 그 영역은 공교육 혹은 교육의 인프라였다. 반면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등장한 모바일 기반의 교육 컨텐츠사업들은 굳이 구분하자면 사교육의 영역인데 2~3년쯤 전 반짝 주목을 받은 후 최근 주춤하고 있다. 그 와중에 2012년 설립하여 꾸준하게 제품개발에 매진해 온 로코모티브랩스는 ‘미국 땅에서 싹튼 최고의 디지털 사교육 제품’을 만든 기업으로서 미국의 메인 스트림 벤처캐피털들은 도저히 그 잠재적인 가치를 알아 보기 힘든 원석이라고 판단하였다. 아시아적인 경험을 지닌 투자자만이 지닐 수 있는 ‘촉’이 발동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마치, 2000년대 초반에 온라인게임에 대한 투자를 얘기하면 미국의 벤처캐피털들은 눈동자의 동공이 흐려지면서 먼산만 바라 보았던 느낌이랄까!

이와는 달리, 로코모티브랩스를 검토하면서 세운 가설은 사교육 시장은 아시아가 중심이므로, 아시아 출신의 기업가들로부터 성공사례가 나올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했고, 이 팀이 세계 수준의 개발 인프라가 있는 실리콘밸리를 기반으로 성장해 나갈 수만 있다면 그 성공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는 것이었다.

유무선 분야를 막론하고 플랫폼의 진화는 ‘감성적/감각적/필수적인 제품’에서 ‘이성적/기능적/부가적인 제품’의 경로로 전개가 되어 왔다. 그래서 온라인뿐 아니라 모바일 시대가 되어서도 가장 먼저 정착한 플랫폼이 커뮤니케이션(이메일, 메신저 등)이었고, 바로 이어서 게임이 자리를 잡았다. 교육 서비스 같은 분야는 그 이후에 정착을 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메가스터디의 경우는 온라인 1세대 벤처들이 기업공개를 활발하게 한 지 5년 정도가 지난 후에 상장을 하기도 했다. 모바일 시대에서도 이제부터 교육컨텐츠나 서비스가 이 주목 받을 때라고 판단하였다.

실제로 라인과 카카오톡 모두 교육컨텐츠에 대한 관심을 높여 나가고 있는 상황이며, 중국에서도 모바일 교육서비스에 대한 투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전반적인 흐름 속에서 로코모티브랩스가 게임성을 잘 활용한 교육컨텐츠 제품을 가지고 시장 지배력을 높여 나갈 수 있다면 분명 글로벌시장에서 그 위용을 떨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던 것이 또 하나의 가설이었다.

Mission이 가지는 힘

와이컴비네이터의 파트너 샘 알트만은 “the best companies are almost always mission oriented. It’s difficult to get the amount of focus that large companies need unless the company feels like it has an important mission. You’ll get more support on a hard, important project, than a derivative one. Derivative companies don’t excite people and they don’t compel the teams to work hard enough to be successful” 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중요한 문제의식, 숭고한 미션이 파운더를 회사에 더욱 헌신하게 하고 최고의 인재를 끌어들이는 자석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Sooinn-Gunho

[이수인대표 가족사진]

이수인 대표는 선천적으로 학습을 하는데 어려움을 안고 태어난 아이들을 보며 ‘모든’ 아이들이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겠다고 다짐하고 창업을 결심했다. 이 미션의 의지와 힘은 글로는 설명이 불가능할 정도로 강렬한데, 이는 이수인 대표를 만나보면 즉시 느낄 수 있다. 높은 목표 의식과 의미 있는 문제해결을 추구하는 회사에는 사람이 모이기 마련이다.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처음 회사를 만났을 당시에 이미 미국의 이름난 엔젤 투자자들이 참여해 있었고, 미국 교육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우수한 인재들이 회사를 물심양면 도와주고 있었다. 투자가 집행이 된 이후에 한국, 미국, 중국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속속 회사에 합류를 하고 있다. 어벤저스가 지구를 구하기 위해 모였듯, 아이들을 수학으로부터 구하기 위해 모인 이들이 발휘할 힘이 어디까지인지를 확인하는 것도 우리에게는 중요한 관전 포인트이다.

한국의 Game 산업, 그리고 Gamification

한국의 온라인 게임의 전성기는 아마도 2000년대 초중반일 것이다. 정부의 강력한 인터넷 인프라 정책, 인재들의 도전정신, 여기에 ‘병역특례’ 라는 최고의 벤처 진흥책이 합쳐져 한국이 전 세계 온라인 게임시장을 주도하던 시기가 바로 이때이다. 로코모티브랩스의 이수인 대표와 이건호 CTO는 한국 온라인 게임 1.5세대인데, 김정주, 김택진과 같은 선구자들이 창업을 하고 도전을 감행할 때 오른팔 왼팔을 맡았던 세대로 볼 수 있다. 이 세대의 핵심 인재들이 가지고 있는 경험과 역량은 전 세계 어떤 산업 분야의 창업가들에게도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다.

이미 교육학계에서는 ‘Gamification’의 학습 효과에 대해 30년 전부터 인정하고 있고 여러 소소한 성공사례들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교육’ 과 ‘게임’의 중간지점인 탓에 양 쪽의 최고 인재들은 도전하지 않는 미묘한 영역이었고 이로 인해 대부분의 제품 수준이 높지 못했다. 한국 온라인 게임 전성기의 핵심 인재로서 여전히 현역으로서 날을 세우고 있는 팀이 만들어내는 Gamification 이라면 아마도 세계 최고 수준일 것이고, Gamification을 통한 교육이 의미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들만큼 잘 해낼 수 있는 팀은 세상에 없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로코모티브랩스가 출시한 제품인 ‘TodoMath’는 이미 2014년 미국과 중국의 앱스토어 교육앱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였고, 그 지표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 전 세계의 많은 어린이들이 ‘구몬수학’으로 수학을 공부했듯이 10년 후에는 수 많은 어린이들이 ‘Todomath’로 수학 공부를 하는 시간이 가장 즐거운 시간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참고) 함께 투자한 K9 Ventures의 Blog 도 참고해 보시기를 권한다.

http://www.k9ventures.com/blog/2015/02/26/founders-on-a-mission/

About the Author:
현재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수석심사역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이전에는 맥킨지 앤 컴퍼니에서 국내 주요 대기업의 전략 수립, 해외 진출, 인수 합병에 관련된 다양한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 하였습니다.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는 아이디인큐, 드라마피버, 코코네 등 한, 미, 일의 다양한 IT Start-up에 400여억원 상당의 투자를 집행하였습니다. 회사를 위해 가치를 창출하는 신뢰받는 투자자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