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유니콘에 대한 단상

지난 번 Unicorn과 Dragon에 관한 블로그 포스팅 이후, TechCrunch에 Unicorn에 대한 업데이트된 기사가 올라 왔다.  기사에 따르면, 2015년 7월 기준으로 Unicorn 수는 84마리(?)로 2년 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참고로 Cowboy Capital에서 정의한 Unicorn은 (1) 최근 10년 내 설립되어, (2) 기업가치 1조를 넘어간, (3) S/W 및 Internet 분야의 미국 스타트업이다.

미국의 기준은 그렇다 치고, 만약에 한국형 유니콘을 논할 때 기업가치의 기준은 어느 정도가 적절할까?

우선, 미국과 동일한 기준의 숫자(10억불, 약 1조원)를 적용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따를 듯 하다. 한국 스타트업 중에는 카카오와 쿠팡 정도가 이미 이 기준을 넘어 섰고, 최근 펀딩시 기업가치 또는 장외 거래가 기준으로 위메프, 티몬, 옐로모바일과 더블유게임즈가 이 정도 수준에 와 있기는 하지만 시장의 크기가 현저히 다른 미국의 Unicorn들의 기업가치의 규모에 비하자면 다소 버거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지난 10여 년간 미국에서 투자 받은 6만개의 SW 및 인터넷 스타트업 중 84개, 즉 0.14%만이 Unicorn이 되었다는 점에 착안을 해서 0.14%를 하나의 기준으로 삼아 보면 어떨까?  2014년 투자를 받은 국내 스타트업의 수가 901개 였으므로 0.14%를 적용해 보면 일 년에 한 개의 기업 정도가 Unicorn이 된다고 가정해 볼 수 있겠다. 이를 역으로 환산해 보면 한국형 Unicorn의 기업가치 기준은 약 5000억원 정도가 아닐까 싶다.

 

드라유니1

[출처: Openwalls.com]

 

[Unicorn에 대한 투자는 Dragon으로 연결되는가?]

다시 한 번 짚어 보자면, Dragon은 벤처 투자자에게 ‘투자자가 투자한 펀드 전체 금액 이상을 돌려 주는 벤처기업’을 말한다.  통상적으로 하나의 펀드에서 15개 정도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고 보면, 15X 이상의 수익을 내주는 대박 케이스를 만들어 내는 이른바 ‘효자 피투자기업’을 의미한다.

앞서 정의한 한국형 Unicorn의 기준(기업가치 5000억원)으로 보면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의 포트폴리오들 중에서 선데이토즈, 데브시스터즈가 여기에 도달했던 기업이 된다.  그럼 이들은 Unicorn인 동시에 Dragon이었을까?

선데이토즈와 데브시스터즈의 경우 각각 15억원, 20억원을 투자하여 약 400억원의 회수(미회수한 지분의 평가액 포함)가 가능했다.  공교롭게도 각 회사에 투자했던 펀드의 규모가 각각 400억원이어서 이들은 Dragon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한국형 Unicorn 정도가 될만한 기업에 초기에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선데이토즈와 데브시스터즈 모두 기관투자자 최초의 라운드 – Series A -에 투자했었다) 투자해야만 400억원 규모의 펀드의 Dragon이 탄생한다는 사실은 한국의 벤처 투자자에게 상당한 압박이 된다.

 

선토데브

[출처: 각 회사 홈페이지]

 

투자자로서 얼마나 자주 Dragon을 기대할 수 있을까?  그리고, 과연 펀드마다 한 마리의 Dragon을 기대하는 것은 합리적인 일일까?

Unicorn의 출현 확률 0.14%를 기준으로 놓고, 엄청나게 유능한 Unicorn Hunter가 있어서 약 10배의 높은 확률로 Unicorn을 찾는다고 하면 이때 확률은 1.4%이다. 이러한 Hunter가 하나의 펀드에 20개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경우라면 어떨까? 유감스럽게도 이 펀드 안에서 Unicorn이 존재하지 않은 확률은 75%나 된다.

높은 수익률에 대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그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면 펀드 입장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이 점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 보자.  하나의 예로, 전 재산을 걸고 동전 던지기를 해서 앞면이 나오는 경우 4배를 주고, 뒷면이 나오는 경우 전재산을 읽게 되는 내기를 한다고 치자. 매우 매력적인 투자 기회(기대수익률 100%)임에 분명하지만, 아마 대부분의 사람의 경우 리스크가 너무 커서 동전 던지기에 응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환경 하에서 벤처투자펀드가 취해야 하는 전략은 무엇일까?

 

[Dragon을 위한 투자]

결과적으로 Dragon을 늘리기 위해서는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이는 바로 후행투자 (follow-on investment)의 기회를 잘 활용하는 것이다.  즉, 성장성이 높은 기업을 초기에 잘 발굴하여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을 투자하고, 그 중 잘 성장하는 기업에 더 큰 규모의 투자를 집행함으로써 리스크와 수익을 관리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보자면,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는데 있어 (1) 50억원씩 20개 기업에 투자를 집행할 수 있겠지만, (2) 20억원씩 25개 기업에 투자를 하고 그 중 성과가 나는 10개 기업에 50억원을 추가로 투자하는 접근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2)의 경우, 최초 투자시 25개 기업에 150억원 valuation으로 20억원을 투자하고, 그 중 성과가 나는 10개 기업에 500억원 valuation으로 50억원을 추가로 투자하는 경우 투자자는 이 회사에 약 22%의 지분을 취득하게 된다.  이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해서 약 5000억원 valuation에 exit을 하게 된다면 이 투자는 1000억원 규모의 펀드에 있어 Dragon이 된다.

(1)의 경우에 같은 회사에 투자하여 Dragon이 되려면 그 회사를 250억원 valuation에 50억원을 투자해서 20%의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데, 최근의 투자 환경을 고려할 때는 이는 난이도가 매우 높다.  요즘 성공적인 스타트업들은 전례없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또 이러한 스타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쏠림현상도 큰 편이다. 이런 환경이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성장을 해 나가면서 동시에 투자자의 입장에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리스크를 가진 기업에 투자하기는 결코 쉽지 않은 셈이다.

벤처투자자로서 카카오에 신주로 투자할 수 있었던 기간은 16개월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 그것도 제한된 투자자만이 접근 가능했다는 점이 이러한 현황을 반영한다.

한국형 유니콘

 

소프트뱅크벤처스는 2011년 결성한 SB Pan Asia 펀드(결성금액 875억원), 그리고 올 해 새롭게 결성한 SB Global Star 펀드(결성금액 1200억원)에 이러한 ‘Double down’ 전략을 적용하면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성공 사례라고 보기에는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위의 전략에 근거한 투자 사례로 인도네시아의 No. 1 온라인/모바일 마켓 플레이스 기업인 토코피디아 (Tokopedia)를 꼽을 수 있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2013년 토코피디아에 30여억원을 투자한 이후, 2014년 1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집행하였다.  회사는 2014년 소프트뱅크벤처스, 소프트뱅크본사, 세쿼이아 (Sequoia Capital)로부터 총 USD100M 규모의 펀딩에 성공하였고, 현재 ‘인도네시아의 알리바바’를 목표로 빠르게 성장 중에 있다.  토코피디아가 인도네시아 최초의 Unicorn이자 SB Pan Asia 펀드의 Dragon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새롭고 다양한 Unicorn과 Dragon의 등장이 한국에서도 지속될 수 있기를 바라며, 소프트뱅크벤처스도 미력하나마 보탬이 되고자 더욱 더 분발해 나갈 것이다.

About the Author:
Education BS, Computer Science & Engineering, POSTECH Prior to Softbank Manager, Penta Security System Manager, Overseas Marketing & Sales, Samsung Electronics Co-founder & VP, Business Development, Nomad Connec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