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노플랜 – 유전자공학과 소비자의 조우

2015년 한 신문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의 60%가 자신을 과다체중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통계치를 보도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응답자 중 55%가 현재 다이어트 중이라고 답을 하였다고 합니다. 국내 다이어트 시장은 약 2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매년 약 10%의 성장을 보이고 있는 등 다이어트식품, 시술, 다양한 운동 프로그램 등 수많은 상품과 서비스가 존재합니다.

그런데 만약에 당신이 살이찌는 이유가 단순히 많이 먹어서가 아니라 특정 유전자와 그와 연관된 당신의 식습관 때문이라면 어떨까요?

2015년 3월 한 벤처회사가 소비자에게 이와 같은 테스트를 와디즈라는 크라우드펀딩플랫폼에서 진행해보았습니다. 9만9천원을 후원하고 개개인의 타액을 제출하면 이에 대한 유전자조사를 진행해서 비만과 관련된 유전자 분석결과를 기반으로 식단 및 행동습관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서비스를 홍보한 것입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1주일만에 480명의 고객이 검사에 응하였고, 펀딩목표금액인 1000만원을 1주일만에 돌파, 총 5200만원을 모으는 기록을 새웠습니다.

위에 얘기한 사례는 이번에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제노플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소프트뱅크의 첫 유전자분야의 투자이기도한 제노플랜은 의학의 영역인 유전자과학을 소비자와 맞닿아있는 라이프스타일 서비스로 성공적으로 풀어낸 국내 첫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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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정보를 활용하여 특정 질환이나 질병에 걸릴 가능성을 예측하는 ‘진단형 서비스’는 이미 전세계에서 빠르게 확산 중이며 동시에 많은 논란을 낳고 있는 분야입니다. 대표적인 미국의 대표적인 유전자 진단 스타트업 ’23andme’는 2013년에 FDA의 판매 금지 명령 이후 2년만에 일부 질병에 대해 진단을 허가받으며 다시 한번 성장을 도모하고 있고 이 외에도 다양한 국가의 정부들이 유전자 DB를 확보하기 위한 연구를 주도하는 등 업계의 성장이 한창입니다.

국내에서는 아직도 유전자정보를 활용한 사업 자체가 대표적인 바이오 분야의 규제산업입니다. 이런 환경 아래에서 제노플랜이 특별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우선, 아시아에 몇 안되는 진단형 서비스라는 점도 있지만 사실 가장 특별한 점은 제노플랜은 23andme와 같은 질병 진단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서비스라는 점입니다.

해외의 대부분의 질병 진단형 서비스는 다양한 질병과 연관된 정보를 확인하지만 제노플랜은 실제 고객의 삶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비만이라는 영역을 가장 먼저 타겟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에 비해 유전자정보 분석에 대한 비의료기관의 규제가 비교적 많은 아시아권이라는 점, 그리고 뷰티와 외모에 관심이 많은 한국인들에게 유전자 분석을 좀 더 가볍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혁신적인 서비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제노플랜에 투자를 검토하기 전에 직접 유전자 분석 검토를 의뢰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체형과 체질, 그리고 식습관에 대한 결과물을 받아봤을 때 10만원의 비용이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비만위험도가 “가장 낮음”으로 걱정거리가 하나 준 것 같아서 매우 마음이 편안해졌으며, 커피를 한잔 이상 마셨을 때 속이 쓰린 이유를 유전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는 점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충분한 가치제언으로 느껴졌습니다. 아마 한번이라도 다이어트나 미용에 대해서 체질적 고민을 해본 사람이라면 남성이던 여성이던 아마 저와 비슷한 생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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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제노플랜 사업소개서]

 

제노플랜은 현재 1) 비만도 및 복부 지방률 2) 비만 확율과 체형 3) 맞춤 식단 및 맞춤 운동 4) 비만위험도 및 요요현상 등에 대한 추가정보 5) 신진대사 능력 등에 대한 정보를 유전자 정보에 기반하여 제공합니다. 이를 통하여 고객은 자신의 비만관리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결과를 확인하고 좀 더 체계적인 건강관리와 식습관을 갖을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이 일련의 과정을 통해 확보된 데이터는 제노플랜의 서비스를 더 고도화된 다양한 시사점을 확보할 수 있습 기반으로 활용됩니다.

제노플랜은 이런 소비자적 관점에서 큰 시사점을 주는 바이오 벤처입니다. 어쩌면 우리에게는 이렇게 어떤 기술이 얼마나 혁신적이고 또 얼마나 새로운지 보다는 우리의 삶과 얼마나 직접적인 변화를 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제노플랜이 로켓 사이언스만을 쫓는 기업이 아닌 소비자 중심적인 사고로, 제품과 시장의 접점 (Product Market Fit)을 찾은 기술기업이라는 점이 바로 제노플랜만이 가지고 있는 기술기업으로서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노플랜이 앞으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라이프스타일 유전자 기업이 될 수 있기를 소프트뱅크 투자팀은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About the Author:
2014년 입사하여 현재 책임심사역으로 근무 중입니다. 입사 전에서는 D3 Jubilee, Credit Suisse, Merrill Lynch 에서 근무하였으며 Stanford에서 경영학석사를 수료하였습니다. 지역적으로는 국내와 동남아시아, 산업적으로는 이커머스, B2C 서비스, 핀테크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20-30대 여성을 타겟한 서비스에 관심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