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글은 지난 번 포스팅에 댓글을 달아 주신 분 (마그네토님)의 요청에 따라 작성된 글임을 미리 알려 드린다.
그 분의 질문을 요약을 하자면 크게 다음 2가지이다.
1. 사업을 준비하는 분들이 어떻게 투자를 받아야 할지 그 과정을 설명해 달라
2. 투자를 받으면 투자자들에게 주도권을 뺏기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다
특히, 마그네토님의 두 번째 질문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 내용이라는 생각이며, 많은 사람들도 만약에 직간접적인 경험이 없다면 아무리 경영학 교과서에서 주주의 권리라든가, 경영권이라든가 설명을 해 놓은 것을 달달 외운다 하더라도 실전에서는 아무 짝에 쓸모없는 것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공감이 간다.
자, 그러면 우선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을 함께 구해 보자.
사실 투자유치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에 대한 답변은 여러 블로그들에서나 혹은 관련 서적을 통해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을 듯 하다. 문제는 과연 얼마나 실천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가 이다. 다소 어색하지만 투자자 보다는 기업가의 입장에서 어떤 준비 과정이 필요한지 개괄적인 설명을 해 드리려 한다.
1) 함께 꿈을 나눌 사람들 찾기
우선 일인기업을 할 생각이 아니라면 함께 운명을 나눌 사람을 먼저 찾는 것이 좋다. 반드시 동업자라는 ‘격'을 씌워 줄 필요는 없겠지만 정신만은 동업자정신을 가지고서 훌륭한 동반자들을 찾아야 한다. 대체로 벤처기업은 기술 기반의 기업이므로 개발자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고 재무를 담당을 할 사람, 영업을 담당할 사람, 마케팅을 담당할 사람, 사업전략을 담당할 사람, 관리전반을 책임질 사람 등등이 필요하다. 물론 이 모든 사람들이 Day 1에 바로 필요한 것은 아니다. 향후 사업을 전개해 나가는 과정을 잘 가늠을 해서 매 시기에 필요한 사람의 프로파일과 후보자들을 사전에 물색을 하거나 설득을 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재무총괄임원 (이른바 CFO)의 경우는 회사가 어느 정도 성장기를 지나가는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유치라든가, 자금흐름이 일정 수준을 넘어 가고 있다든가, 혹은 상장을 준비해 나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인적자원이다. 따라서 높은 급여를 주면서까지 해당 시기에 반드시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을 굳이 먼저 뽑아서 회사의 한정된 자원을 낭비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 과정에 대한 결론은, 창업투자사를 만약에 처음 만나게 된다면 그들의 질문의 가장 핵심은 다름 아닌 ‘여러분들은 어떤 분이신가요’이다.
2) 꿈을 스프레드 쉬트와 워드프로세스와 슬라이드에 담아라
몇 명의 핵심적인 인적자원을 확보를 했다면 이제 그들과 함께 사업 계획을 준비를 해야 한다.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법’이야말로 검색을 통해서 수천 수 만가지 샘플을 구해 볼 수 있다. 어떤 특정한 산업분야에만 적합한 사업계획서 작성법까지 상세하게 분류해서 정리도 해 두었으므로 그런 것들을 참조를 하면 사업계획서 작성을 위한 사전 준비는 충분히 되는 셈이다. 그러나! 투자자로서 장담컨대 장황하고 수려하게 세상에 있는 좋은 말들을 마구 늘어 놓았다고 해서 좋은 사업계획서가 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우리 블로그의 http://blog.softbank.co.kr/158?category=16 에 가시면 아주 간결하고 핵심적인 비법이 정리되어 있으니 참고 하시기 바란다.
다만 몇 가지만 더 추가로 언급하고 싶은 것 중에 첫째는 ‘일관성’이다. 스프레트쉬트의 숫자와 워드로 작성된 요약제안서의 핵심적인 내용과 MS PPT나 Mac Keynote로 작성된 멋진 슬라이드가 완벽하게 일관된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슬라이드에는 ‘세계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적어도 아시아 시장은 완전 장악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 스프레드쉬트에 나와 있는 재무계획을 보면 시장을 장악한 결과가 허무하기 짝이 없는 숫자로 표현이 된다면 그 어떤 공감도 이끌어 내지 못할 것이다. 참고로, 어떤 특정 산업이 버블을 만들어 내는 시기 (예를 들면 닷컴버블이나 지금의 그린버블 같은)에는 가끔씩 스프레드쉬트에 있는 숫자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고 그저 꿈과 비전에 큰 베팅을 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그러다 버블이 깨지면 투자자들은 입장을 싹 바꾸어서 슬라이드의 그 어떤 미사여구도 관심을 안가지고 그저 ‘언제 매출이 발생하고, 손익분기점은 언제이며, 우리가 언제 투자 회수를 할 수 있느냐’는 질문만 마구 쏟아 내기도 한다. 어차피 투자자는 이랬다가 저랬다가 왔다 갔다(싸이의 노래 가사처럼)하는 것인 만큼, 사업계획서에서 가장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것은 다름 아닌 ‘꿈/비전’과 ‘숫자’를 어떻게 일관성 있게 결합시켜 내는 가이다.
다음으로, 사업계획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런 질문을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업계획서는 언제 준비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까? 투자자 유치를 해야 하는 시점에 준비할까요?”라고. 간단하게 답변을 하자면 사업계획서는 회사의 입장에서 본다면 일종의 성경이나 법경과 같은 것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사업계획서는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작성을 해서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해 나가는 것이 가장 좋으며, 투자자 유치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경우에는 아주 세밀하고 간결하게 가다듬는 것이 좋을 것이다. 잘 준비해 보시기 바란다.
3) 내 꿈을 살 사람들 찾기
스스로 판단컨대 완벽하게 사업계획서가 준비가 되었고, 또 성장을 가속화시키기 위해서 일정 규모의 외부자금을 유입하기로 결심을 했다면 투자자를 찾아 나서야 할 때가 온 것이다. 하지만, 평소에 투자를 업으로 하는 사람들과의 인맥이 전혀 없다면 일단 막막함이 앞을 가로 막을 것이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인터넷을 뒤져서 친절하게 온라인으로 사업계획서를 접수하고 있다는 창업투자회사의 사이트를 찾게 되고, 떨리는 마음으로 사업계획서를 업로드를 하고 나서 하염없고 속절없이 기다리게 된다. 그나마 바로 답변을 주는 (주로 거절답변) 투자사는 몇 안되고 대부분의 창업투자사는 사업계획서를 꿀꺽 먹어 버리고 만다. 사이트 서버에 아주 많은 용량이 쌓이게 되면 1년에 한 번씩 싹 지워 버리기도 하고. 말하자면, 인터넷으로 사업계획서를 접수시켜서 투자심사역들의 검토 대상이 될 확률은 0.01%도 안된다고 보면 거의 맞는 말이다. 검토 대상이 될 확률이 0.01%이니 투자까지 성사가 될 확률은 여러분들께서 판단해 보시기 바란다. 이른바 Cold-call로 투자를 성사시킬 수 있는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무조건 만나야 한다. 대한민국의 인간관계지수를 고려해 본다면 몇 사람에게만 연락을 해 보아도 아마도 창업투자를 업으로 하고 있는 사람을 만날 확률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혹, 만에 하나 찾지 못했다 하더라도 창투사 리스트를 중기청 사이트 같은 곳에서 확인을 하여 투자분야 등이 잘 설명이 되어 있는 창투사의 담당자에게 막무가내로 전화를 해서라도 만나 보아야 한다. 정말로 간혹 투자가들은 기업가의 눈빛을 보고 투자 결정을 할 때도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셔야 하는 것이다.
소개를 통해서든, 아님 직접 접촉을 했던 일단 만남이 이루어지면 그 때부터 기업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열정과 꿈, 그리고 현실적인 실행방안에 대해서 차분히 설명을 하는 것이 좋다. 그러한 과정에서 필요한 팁은 지난 번 포스팅에서 설명을 해 드린 듯 하다.
다만, 명심해 두셔야 할 사실은 여러분들이 만나서 협상을 해야 하는 사람들 (주로 창투사의 투자심사역이나 파트너들)이 지니고 있는 특성에 대한 이해를 미리 하는 것이 좋다는 점이다. 우선, 그들은 수도 없이 많은 기업들을 만나는 것이 일이기 때문에 ‘밋밋한’ 내용의 사업분야나 계획서에 대해서는 별로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 확실한 차별성을 가지고 들이밀지 못할 상황이라면 시간 낭비만 될 뿐이다. 다음으로, 투자와 관련한 온갖 전문용어들을 쏟아 낼 것이므로 (특히 영어가 많고, 또 줄임말도 많다) 만약에 그러한 용어들이 이해하기가 어렵다면 괜히 아는 척 하지 말고 명확하게 무슨 의미인지 그 뜻을 설명해 달라고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솔직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이른바 투자전문가들은 일부러 멋있고 쎈 척 하려는 것이 아니라 참 시간이 없는 편이다. 한 명의 심사역이 보통 10-20개 정도의 회사에 투자를 해서 사후 관리를 하고 있으면서 또 새로운 투자 기회를 발굴해 나가는 것이 보통이므로 그들의 시간을 뺏는 것은 참 쉽지 않다. 따라서 만남도 임팩트가 있고 간결하게, 커뮤니케이션도 명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를 받으려는 기업가들의 경쟁회사는 같은 사업분야에 있는 경쟁기업이 아니라 지금 만나고 있는 심사역들이 검토를 하고 있는 전혀 알지도 못하는 기업들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즉, 지금 만약 담당심사역이 산업적으로 전혀 상충하지 않는 10개의 회사를 검토하고 있다면 그 10개 후보 중에 여러분의 회사가 가장 뛰어나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최선을 다해 설득을 해 보시기 바란다.
마그네토님의 두 번째 질문인 “투자를 받으면 투자자들에게 주도권을 뺏기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다”에 대한 답을 명쾌하게 해 드리기가 참 쉽지 않다. 왜냐하면, 정말로 각양각색의 기업가와 투자가가 존재하고 있으며, 그들이 투자를 통해서 맺은 계약의 내용이 그야말로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이를 일반화 시켜서 말씀 드리는 것은 저의 능력을 넘어서는 일인 듯 싶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 개인적인 입장에서 과연 우리 회사가 투자를 한 이후에 기업가로부터 ‘주도권’을 빼앗아 가는지에 대해서만 설명을 드리고자 한다. 그 경우도 죄다 달라서 쉽지는 않지만.
우선 법률에 의거한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창투사는 경영권을 지배할 목적인 투자를 금지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인지 하시는 것이 좋겠다. 법적으로 일단 경영권을 지배하지는 못하는 장치가 마련이 되어 있는 셈이다. 하지만 ‘법’이 모든 것을 다 막아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사실은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삼척동자도 다 안다. 따라서 문제는 과연 창투사들이 투자를 하면 어떤 장치로 경영에 관여를 하게 되는가, 그리고 그것이 과연 경영권 (혹은 말씀하신 대로 주도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달려 있다. 이에, 간단히 답변을 드리자면 ‘아무런 문제없이 잘 경영을 해 나간다면 간섭을 할 이유가 없으나, 온갖 노력을 다 기울여도 계획대로 되는 일이 아무 것도 없으면 잔소리를 시작한다’ 정도가 아닐까 한다.
어떤 기업가들은 우리가 지원을 위해서 이런 저런 영업망을 소개도 하고 인력도 발굴해서 채용을 권장하는 것도 ‘간섭’이라고 느끼시는 분이 있고, 어떤 기업가들은 온갖 노력을 다 기울여서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를 위해 M&A 기회를 마련해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왜 나의 소중한 회사를 자꾸 팔라고 하냐’라고 역정을 내시는 분들도 있다. 말하자면 받아 들이기 나름이라는 것이다. 물론 창업투자사의 의사 결정이 반드시 옳은 선택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수백 개가 넘는 기업들에 투자를 해 온 과정에서 습득하고 체득한 지혜와 에너지를 다 쏟아 부어서 투자한 기업들의 성장을 위해서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것이므로 적어도 전문가들의 조언을 경청을 할 가치는 있다고 본다.
투자 후 그 창업투자회사가 어떻게 관리를 하는가에 대해서 투자 유치 협상의 막판에 다다랐을 때 취해 볼 수 있는 기업가들의 비책이 하나 있다. 해당 창업투자회사의 포트폴리오들 중에서 랜덤하게 선택하여 그 창업투자회사의 평판을 한 번 들어 보는 것이다. 심사역들에게 연락처를 달라고 요청하여 직접 만나거나 전화를 걸어서 그들의 경험을 직접 들어 보면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투자 유치를 하시고 나서 XYZ 창투사가 간섭을 많이 하던가요? 아님 많이 도움을 주던가요? 살림살이에 보탬이 되시던가요?”등의 질문 몇 개만 던져 보면 쉽사리 답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건 영업비밀인데…)
그 어떤 창투사도 ‘우리는 투자 후에 기업들에게 간섭을 심하게 합니다’라고 얘기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이런 저런 발생 가능한 상황들이 걱정이 된다면 가급적이면 투자 협상의 최종단계인 계약서 작성을 통해 모든 발생 가능한 상황에 대한 상호 협의를 깔끔하게 해 두는 것이 가장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는 방법일 것이다. 창업투자자는 은행이 아니다. 따라서 그들로부터 돈을 빌리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여러분들의 꿈에 동참을 권유하는 것이다. 그 동참의 대가로 여러분들의 회사가 가진 지분을 나눠주고 그에 걸맞는 자금을 받는 것이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동반자정신’이다. 앞서 언급한 창업을 위해 여러분들이 권유하고 설득해서 함께 운명의 배를 탄 사람과는 다소간의 입장차가 있지만 그 정신만은 온전히 같은 것이라는 점만 알아 주셨으면 좋겠다.
이렇게 해서 개괄적으로 마그네토님의 질문에 답을 해 보았다. 다소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설명이라 도움이 되실까 적지 않은 걱정이 앞선다. 이 외에도, ‘투자자와의 협상을 어떻게 할 것인가?’, ‘투자 유치 후에 투자자와의 관계 유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 등등은 별도로 포스팅을 준비해 보려 한다.
지루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 드리며 그만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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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요건을 보고선 제 나이를 다시 한번 실감합니다. ㅠㅠ
2010/04/04 16:52저도 관심있게 보던 중에, 요건이 안되네요 ㅜ 으으.. 하고싶다!!
2010/04/04 20:10그런데 궁금한건, 이렇게 육성된 벤처캐피탈리스트 들에 대한 시장의 수요, 또는 반응은 어떨까요? 즉, 심사역이 어떤 과정을 통해 탄생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VC업계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인재중 스크리닝 및 기초교육이 된다는 가정하에 업계에서는 채용을 할런지 실질적인 것에 대해 궁금합니다!!
벤처캐피탈협회에서 교육을 주관하여, 국내 벤처캐피탈에서의 12주간의 인턴쉽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2010/04/05 18:04벤처캐피탈 입장에서도, 업계에 많은 관심이 있는 이들을 모아 (정원 20명이니 아마도 상당 부분 screening해서) 10주간 교육을 시킨 후 인턴으로 받아서 12주간 일을 시켜보고 채용을 결정하는 긍정적으로 고려할 것 같습니다.
참고로 최근 벤처캐피탈들이 인력 충원 needs가 좀 있는 듯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