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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7/22 버블 황제, 미국

버블 황제, 미국

컬럼&캐스트 l 2007/07/22 22:21 by Jeffrey
어제 뉴스를 보니, 금년도 중국의 2사 분기 경제 성장률이 11.9% 나 되었다고 한다. 참으로 엄청난 속도의 성장이다.

더군다나 놀라운 것은 유럽이나 어디 아시아 구석에 위치한 경제 규모가 조그마한 어떤 나라의 얘기가 아니고, 전 세계 인구의 25%를 넘는 나라가 한 해 두해도 아니고, 1979년 개혁 개방 정책 실시후 자그만치 28년간 평균 10%에 육박하는 경제 성장을 해온 것이다.

아마도 올해 중국의 GDP는 약 3,000조원 정도쯤 되면서, 독일을 제끼고 미국, 일본에 이어서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 될 모양이다. 지난 28년간 경제 규모가 20배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워렌 아저씨께서 '복리의 마법'에 대해서 설파하신 것을 굳이 들먹거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마치 눈사람을 만들 때, 맨 처음 몇 바퀴가 힘들지, 일단 어느 정도 크기로 빚고 나면, 말 그대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인게다.

8년쯤 뒤엔 일본을 그리고 30년쯤 뒤인 2039년엔 미국도 앞질러서 세계 최대의 경제 규모를 가진 국가가 된다고 한다. 10% 가까운 속도로 경제 성장을 해난가다면 말이다. (그때 나는 칠순을 훌쩍 넘긴 나이일게다. 중국어를 지금이라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인지...쩝)

이와 같은 중국 경기의 과열 국면에 대한 여파로 긴축 조치와 이에 따르는 일련의 부작용으로 국내증시의 2,000선 돌파에 먹구름이 드리우는 것 아니냐는 기사도 함께 나왔다. 당연히 일리가 있는 관측일게다.

과연 2,000선 돌파가 가능할까? 또, 2,000선에 안착할 수 있을까?

아니 더 나아가 3,000선 4,000선, 5,000선 아니 아예 10,000 포인트는 불가능한 얘기인가?

가능하다면 언제쯤 10,000 포인트에 갈 수 있을까?


당연히 나는 그 답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아마도 그 정답의 많은 부분은 미국의 소비자에게 물어봐야 할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물론, 이같은 추론의 근저에는 글로벌 기축통화로서의 달러의 역할에 대한 전망이 자리잡고 있다 하겠다.

유사 이래 2차 세계 대전때까지 가장 근본적인 교환과 가치저장의 수단은 금이었다 할 것이다.

지폐가 발행되기 시작한 후에도, 종이쪼가리에 불과한 지폐는 반드시 그 소유자가 원한다면 지페의 발행자는 그 가치에 상응하는 금으로서 교환을 보장해주었어야 했다. 소위 금태환제인 것이다.

따라서, 아무리 전쟁중에 절박하게 무기나 식량을 다른 나라로 부터 사고 싶어도 지페를 무작정 더 찍어내서 살 수는 없는 노릇이고, 반드시 금으로 태환해줄 수 있는 범위내에서만 지폐도 의미가 있었던 것이다. (물론 미국은 참전을 결정한 이후에는 연합군측에게 나중에 받기로 하고, 신용으로 무기를 공급해주었다곤 한다.)

2차 세계 대전이후 IMF의 창설과 더불어서 금 1온스당 35달러를 교환해주는 것을 이미 세계 최대의 경제국가가 된 미국이 보장하고, 여타국들의 화폐는 달러에 일정 교환 비율들로 고정된 브레튼 우즈(Bretton Woods) 체제가 들어섰고, 이같은 브레튼 우즈 체제하에서 비교적 안정된 국제 통화시스템을 기반으로 국제 무역의 활성화에 일정부분 기여한 바가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금본위제는 재정적자와 경상수지적자를 토대로 미국의 소비자들이 날마다 잔치를 벌이고, 이에 영합한 정치인들에게는 분명 걸리적거리는 존재였을 것이다.

정치인 입장에서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일정한 금 보유량을 넘어서는 소비를 가능케하는 인기위주의 정책을 쓰는 것이 원칙적으로 브렌튼 우즈 체제하에서는 불가했기 때문이다.

결국, 1971년 닉슨 행정부는 달러의 금태환 정책을 포기하고, 변동환율제를 체택한다.

이후 80년대 레이건 행정부와 현 부시 행정부에 이르기까지 미국 소비자들은 총 5,000조원의 누적 순부채위에서 광란의 잔치를 벌려왔다.

특히, 이 광란의 잔치 규모는 최근 급격히 커지고 있어서, 2007년 한 해만 해도 약 700조원 이상의 순부채가, 바꿔 말하면 과소비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2조원씩 중국이나 일본, 또는 한국의 근로자들이 아끼고 저축한 돈을 미국 소비자들이 흥청망청 더 쓰는 희안한 잔치가 계속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거의 세계 10위권 경제 규모인 한국의 GDP 정도 금액을 매년 자신들이 번 것보다 더 쓰고 있는 셈이다.

어떻게 이런 일견 황당해 보이는 광란의 잔치가 가능한가?

중국, 일본을 필두로 한 아시아권의 경상수지 흑자국들이 축적한 막대한 달러를 다시 미국내의 자산, 즉 미국 국채, 주식 및 부동산에 다시 투자하기 때문이다. 달러의 Recycling이다.

과소비로 미국을 빠져 나갔던 엄청난 규모의 달러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대차대조표상에는 경상수지 적자로 눈덩이처럼 계속 부채 항목으로 잡혀서 커지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다시 미국내에 투자와 신규 차입의 형태로 돌아옴으로써, 현금흐름표상에는 균형이 맞고 있는 것이다.

혹자는 미국은 인플레이션(버블)을 수출하고 디플레이션(저가 상품)을 수입한다라는 표현을 쓴다.

중국과 같은 막대한 대미무역 흑자국은 달러를 국내 통화로 교환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풀리게 되는 자국 화폐의 신규 신용 창출 효과로 인해서 생겨난 엄청난 신규 유동성으로 인해 자국내에서 일종의 버블(인플레이션)이 형성될 수 있으며, 이러한 과정을 적절히 통제하지 않으면, 자국 통화의 절상과 경쟁력 약화를 함께 겪을 수 있게 된다.

반대로, 미국은 강한 달러를 기치로 달러 환산 가격으로 낮은 상품을 거침없이 빚을 내어 쓰고 있으며, 이 같은 빚을 계속 얻어 오는 것, 즉 미국 국채를 계속 사주는 것은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언제까지 이런 좀 이상해보이는 마술이 가능할것인가?

실질적으로 미국은 파산의 상태에 성큼 성큼 다가가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소비자들은 지금부터라도 자기 세대의 남은 여생 동안 허리띠를 완전히 쫄라 매고 덜 쓰고 덜 입고 저축해도 도저히 갚은 것이 불가능한 수준의 부채를 각자 지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현재 미국의 소비자들은 자기들의 자식들, 더 나아가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손자 세대들의 소비까지도 땡겨서 쓰고 있다 할 것이다.

비관론적인 사람들은 글로벌 버블의 황제인 미국의 잔치는 서서히 막을 내릴 때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얘기하며, 미국이 이 어마 어마한 부채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딱 세 가지라고 한다.

1) 부채 표시 통화를 다른 통화에 대해 평가 절하하는 방법
2) 인플레이션을 통해서 통화가치를 떨어트리는 방법
3) 부채상환 의무를 부인하는 방법

3)과 같이 미국이 부채상환 의무를 부인할 필요는 없다. 왜냐면, 모든 미국의 부채는 달러로 표시가 되어 있는 만큼, 통화가치 자체를 미국이 컨트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달러가 전 세계의 기축통화이고, 외환보유고의 주축을 이루는 이상, 채권자 앞에서 채무자가 주눅이 들 필요는 없으며, 오히려 채권자들이 채무자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어느 순간 누군가가 먼저 더이상 미국의 국채가 안전하지 않다라고 깨닿는 순간. 중국이나 일본이 외환 보유고에서 외환 차손을 줄이기 위해서 달러 비중을 급격히 줄이는 순간. 광란의 잔치는 요란하게 끝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동안 글로벌 버블 황제의 잔치상을 차려줘 왔던 중국의 고속 성장 경제은 물론 이미 2002년 이후 최대 교역파트너인 중국의 고속 성장의 구름 낀 볕 뉘를 쬐어 온 한국의 경제와 주식 시장도 미국 소비자들의 이 아슬아슬한 광란의 잔치가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런지 조마조마하게 지켜볼 수 밖엔 없을 것 같다.

이미 650조원 정도였던 베트남전의 전체 전비를 초과해서 지출하고 있는 이라크전의 막후 원인중의 하나로 후세인 정부가 이라크전 개시 직전 원유판매 결제 통화를 달러에서 전부 유로로 교체키로 함으로써, 여타 석유수출국가들도 이라크의 전례를 따를 경우 글로벌 기축통화로서의 달러의 위상이 급락하면서 글로벌 경제 체제가 붕괴에 대한 우려를 방지하고자 했다는 설도 있다고 한다.

이라크전에 버블 황제의 잔치 연장 목적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음모론적인 시나리오를 즐기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의 버블 황제, 미국의 엄청난 순부채가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확대되는 것에 대해서 글로벌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공정하고 지혜로운 해결책을 함께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 낼 수 있는 분위기 전환을 기대하는 것은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일까? 아니길 바란다.  

참조 - 세계사를 바꿀 달러의 위기 (빌 보너, 에디슨 위긴 2005)

by 이승근 (Stevie)
2007/07/22 22:21 2007/07/22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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