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만 하면 나타나서 "칼 갈아요~~ 우산 고쳐요~~" 외치고 다니던 아저씨와 그리고 늘 저녁 무렵이면 생선을 머리 가득 다래기에 이고 와서 아파트앞에 펼쳐 놓던 아주머니 기억이 아득하다.
70년대 중후반 여의도 풍경이다. 아마 지금 여의도에서 학교 다니고 있는 어린 친구들은 믿기 어려울런지도 모른다. 허긴 나도 그때 당시 학교다닐때 어른들이 늘 하시곤 하던 14후퇴적 얘기나 보릿고개 얘기들으면 먼 딴나라 얘기같았으니깐.
그땐 여의도 전체를 통틀어서 신호등도 딱 두 군데 있었다. 마포대교와 영등포쪽으로 넘어가는 다리 앞의 두 곳. 80년 들어서 여의도에 갑자기 신호등이 정말 필요없는 구석구석까지 아마도 100곳도 넘는 곳에 갑자기 일시에 생겼던것 같다. 나중에 들리는 소문이 당시 전두환대통령의 막내 처남이 신호등까는 사업을 했다고 한 것 같다. 그럴듯하다. 아니 오히려 선견지명이다. 여의도가 이렇게까지 교통이 복잡해질줄이야 당시 감히 누가 내다 보았겠는가?
말 나온김에 한마디 더하자면...
516광장 아니 지금은 여의도 공원으로 되었다. 조순 서울시장시절에... 아뭏튼 516광장으로 불리우던 70년대 시절 미국서 날아온 수송기가 그 516광장에 실제 착륙했던 기억도 난다. 그리고 그 비행기는 당시 516광장에 있던 516 반공전시장에 오랜 기간 전시되었다. 지금은 그 비행기가 어디 갔는지 모르지만... 아마 용산에 새로 생겼다는 전쟁기념관 머 이런 곳에 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추측을 해본다.
73년도에 나는 여의도에 살았다. 여의도국민학교 2학년이었다.
당시 저녁에 먹을 찬거리가 마땅치 않았을때면 우리 어머니는 아파트앞 생선아줌마를 불러서 조기나 갈치를 두어 마리 사서 저녁을 때우곤 했던 기억이 난다. 흔하디 흔한 것이 조기나 갈치였던 것이다. 지금 돈가치로는 아마도 한 마리에 천원이나 이천원정도 했던 것 같다. 마치 시금치한단이나 콩나물 한 봉다리 값 머 이런 수준 정도 아니었을까 싶다.
근데 그리 많던, 그래서 늘 싸구려 생선이던 조기나 갈치는 다 어디 갔는가? 한 삼십년사이에.
변변치 않은 찬거리에 불과했던 갈치값을 이마트에 가서 보곤 깜짝 놀란다. 왠만큼 먹음직스런 놈은 몇 만원이다. 그럴듯한 명품 조기나 굴비값은 명절에 뇌물로도 쓸만할 정도가 되었다.
아마도 산업화에 따른 환경 오몀 문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더불어서 바다 수온의 상승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서식지가 파괴된것이다.
바다가 끓고 있다고 한다.
봄가을은 점점 없어지고, 여름 다음에 바로 겨울이다. 이런 얘기들도 많이들 하지만, 이게 왠 뚱딴지 같은 얘기인가? 바다가 끓고 있다니...
맞다. 바다가 끓고 있다. 1도의 수온 상승이 어류들에게 미치는 체감 온도는 인간으로 따지자면 10도나 20도쯤 된다고 한다. 온대지방이 갑자기 열대지방으로 변한다는 얘기인 것이다.
"지구 온난화"
솔직히 한 몇년 전만 해도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근데 왜 관심이 생겼을까? 추측컨데, 아들놈이 생기고 난 다음부터인거 같다. 이제 다섯살이다. 어느날 이 놈이 장성해서, 다시 아들을 낳을 때쯤이면 한국의 여름 평균 기온이 아마 한 40도나 50도쯤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버뜩 들때가 있었다. 인간적으로 요즘 여름은 갈수록 너무 덥고 또 길다.
조금 관심을 가지고 보니, 이 놈의 "지구 온난화"라는 얘기는 단 하루도 빠짐없이 매스미디어를 통해서 듣는다. 정말이다. 단 하루도 이 말을 듣지 않는 날이 없다. 누구든 이 말이 믿기지 않으면 당장 오늘부터라도 한 번 세어 보면 알것이다. 내 말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농반 진반으로들 얘기한다. 지금 우리는 간빙기에 살고 있다고. 주기적인 빙하기 사이의 불안정한 균형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바로 다섯번째인 다음 번 빙하기가 다가 오기 전에.
지난 10,000년간 지구는 정말 평안했다. 지구 평균기온 14도.
하지만, 그 끝무렵의 백년에서 이백년정도의 짧은 시간내에,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열듯이, 땅 속에서 오랜 세월 뭍혀 있던 화석연료를 끄집어내서 안락하고 편안한 삶을 즐겨온 것이다. 길게는 수 개월을 거쳐서 이동했던 거리를 지금은 단 10시간도 안 걸려서 도착한다. 더우면 에어콘을 틀고, 추우면 뜨뜻한 난방에 뜨거운 목욕을 한다.
유사이래 오랜 세월 땅 속 깊숙히 뭍혀 있던 엄청난 양의 탄소가 튀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 중 가장 골치거리는 이산화탄소라고 한다. 이산화탄소가 소위 온실효과를 만든다는 것이다.
지구는 외부로부터 들어온 열의 일부는 흡수하고, 일부는 다시 반사해 내보낸다. 근데 온실효과란 반사되어서 나가는 열의 일부를 다시 지구에 붙잡아 두는 현상이며, (이산화)탄소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이 지구가 점점 더 더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 드디어 "기후 창조자"의 반열에 올라선 것이다.
지구 온난화로 점점 더워진다는데 왜 뜬금없는 다섯번째 빙하기 얘기를 하는가?
조금은 황당해보일 수도 있는 스토리에 기반한 헐리웃 영화 소재의 다양성은 우리 영화계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구와 충돌을 피할 수 없는 운석 덩어리를 우주 왕복선 같은 것을 타고 가서 폭파하는 지구 대장 같은 역할을 하는 영화도 있었다. 아폴로 13인가 11인가? 아니면 Deep Impact 였던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아마 둘 중의 하나였던것 같다.
정말 황당하기 이를 때 없는 소재가 아닌가? 그래도 참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다. 감동도 있었다.
심형래선배님(실제 여의도 고등학교 7년 선배다)의 '디워'를 아직 보진 않았지만, 아마도 소재의 황당함이나 CG는 헐리웃 수준에 필적할 것이다. 다만, 스토리전개의 탄탄함이 이에 못미쳐서 이리도 설왕설래가 많은 모양이다. 1999년 가을쯤 당시 신지식인 심형래감독의 '용가리'에 50억 투자할 뻔 했던 기억도 난다. 시사회보고 안하길 정말 잘 했다 싶긴 했지만...
아뭏튼, 헐리웃의 황당 소재 중에 하나로 미국에 갑자기 빙하기가 닥치고 멕시코로 미국민들이 피난가는 영화가 있었다. 영화 "투모로우"다. 모레도 글피도 아니고 바로 "내일"이라는 것이다.
왜 갑자기 미국에 빙하기가 왔는가? 조금 따분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Logic이라고 한다.
1) 지구 온난화
2) 북극의 빙하가 녹는다
3) 북극의 바닷물이 싱거워진다
(원래 북극의 바다물은 물도 차지만 염분도 높아서 밀도가 커서 바다속 깊숙히 가라앉아 지구의 심층 해수를 이루는 원천이 된다고 함)
4) 싱거워진 북극의 바닷물이 바다속 깊숙히 침강하지 않는다.
5) 해류들의 움직임이 꼬인다.
그 결과,
6) 따듯한 적도 지방의 멕시코난류가 미국 동부해안을 타고 북극쪽으로 흐르지 못한다.
따라서, 기온이 급강하한다. 북극지방의 찬 바람, 또 그 상층부의 마이너스 60~70도의 제트기류등이 뒤섞여 꼬이면서 미대륙을 덮친다. 순식간에. 그리고 사람들이 다 얼어 죽는다. 기후가 변한 것이다. 바로 '내일'이다.
머 대충 이런 황당한 스토리였다.
엊그제께 한국도 탄소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을 입안하겠다고 하는 보도가 있었다. 교토의정서상의 한국을 예외국가로 인정해줬던 시한이 이제 다 되가기 때문일게다.
미국과 호주가 교토의정서를 지금도 반대하고 있지만, 아마도 부시 이후 민주당 정권으로 바뀌게 되면 더 이상 명분없는 반대를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나는 사실 몬트리올 의정서가 추구한 "CFC 감축을 통한 지구 오존층 보호"와 교토 의정서가 추구하는 "이산화탄소 감축을 통한 지구 온난화 방지" 이 둘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최근에야 알게 되었다. 다행히도, 지난 20여년간 몬트리올 의정서에 기반한 전 지구적인 노력을 통해서 지구 오존층의 파괴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고, 일부 회복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교토의정서가 기반이 되어 일종의 '탄소 독재'가 앞으로 필요할 것이라고 한다. 각국이 자국의 주권중의 일부를 양도해서 전 지구적인 '탄소 독재' 체제의 형성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탄소 통화도 만들어야 하고, 탄소 거래소 또 이른바 탄소 경제권이 형성되어야 하는 것이다. 더 이상 늦기전에 '내일'이 아니라 '오늘'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면, '오늘' 행동한다 하더라도 그 결과, 그 혜택은 한참 뒤에야 아마 빨라도 우리 자식대에 가서나 확인하고 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속 200Km쯤으로 차가 달리고 있다면, 정면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 급브레이크를 밟는다고 해도, 달리는 차는 바로 설 수가 없다. 긴 스키드 마크를 남기고서야, 한참을 더 달리고서야 겨우 정지한다.
하물며, 지금 당장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 1초에도 수십미터씩 충돌을 향해서 달려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내일'이 아니라 '오늘' 행동해야 하며, 선거에서도 '이러 이러한 것을 향후에 하겠다'라고 계획을 얘기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지금 바로 그 자신부터 무엇을 실행하고 있는가?'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말도 있다.
"지구 온난화"라는 표현은 어찌 보면 너무 Euphemisim이고 본질을 호도하는 말이라고 한다. 마치 따뜻해지면서 "온화하고" 보다 "좋은"쪽으로 진행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드는 것도 그런 이유때문일 것이다.
지구는 "온난화"되는 것이 아니라 "원상복원력"을 완전히 상실해 가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바로 다름아닌 새로운 "기후 창조자"로서 인간이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 지구는 "펄펄 끓기" 직전에 있는 것이다. 지금 당장 불을 끄지 않으면, 아마도 길어야 50년에서 100년쯤 내에는 진짜 끓을 것이라는 것이 과학자들의 Consensus인 듯 한다. 물론, 지금 불에서 당장 내려놓아도, 식을려면 한참 걸리겠지만.
참조 - 기후 창조자 (원제 The Weather Makers: The History and Future Impact of Climate Change), 팀 플래너리
by 이승근 (Stevie)


deep impact 입니다. 브루스 윌리스도 나왔던..
2007/08/26 15:37아하... Thanks. 브루스 윌리스 나온 것이 아폴로인 줄 알았는데... 암튼 헐리웃 영화를 DVD로 이것 저것 한꺼번에 막 빌려서 보면 기억이 마구 뒤엉키는 듯...
2007/08/26 1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