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어떻게 될 것 같아요?' 가끔 이런 질문을 받는다. 곤혹스러운 일이다.
벤처캐피탈은 5년쯤 내다 보고 투자하는 직업이라며 애둘러 얘기하거나, 그런 단기적 전망은 증권사 애널리스트나 트레이더들의 몫으로 치부하곤 한다.
그래도 안되면, '서울에 차막히는 것하고 주식시장은 귀신도 몰라요'하고 말기도 한다.
거래소가 역대 최고점 1,600을 돌파했다는데, 10,000 포인트 시대를 과감히 전망하는 사람은 아직은 없는 것 같다. 지난 1999년 전국에 '바이코리아' 광풍을 불러왔던 이익치 전 현대증권 대표처럼.
'한 기업의 주가는 왜 상승하는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기업이 수익을 이전 보다 훨씬 더 많이 낼 때, 또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이 될 때, 오를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80조쯤 된다. 작년 순익이 8조쯤 되니깐, 대충 PER 10정도 수준에서 주가가 형성이 되어 있다. 거꾸로 아주 단순화 시켜서 생각해보자면, 80조를 1년 동안 반도체/LCD/핸드폰/가전사업을 한다는 회사에 몽땅 투자해놓는다면, 아무리 삼성전자긴 하지만 은행에 예금으로 넣어 둔 것보다는 위험한 투자이니, 대충 년 10% 정도 수익, 즉 이자로 치자면 8조 정도 순익은 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으로 볼 수도 있겠다.
얘기가 좀 옆으로 빠졌다.
그렇다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언제쯤 2배로 오를 수 있을까? 1년 순익이 지금의 두 배인 16조쯤 난다면, 아마도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2배인 160조쯤 될 것이다. 순익이 줄어들거나, 또는 아예 적자로 돌아서는 기업들도 많고, 그러다 사라지는 기업들도 있으니, 이건희회장이 10년뒤 먹고 살 거리를 생각하면 등에 식은 땀이 흐른다는 말이 조금은 이해도 간다.
삼성전자의 2006년 매출이 60조쯤 했다. 우리나라의 작년 GDP가 대충 1,000조쯤 된다. 세계에서 11위 또는 12위쯤 된다. 러시아 다음쯤. 전 세계 GDP가 약 40,000조쯤 되니깐, 우리 나라의 경제 규모가 지구 경제의 2.5%쯤 되겠다.
또한,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삼성전자라는 기업 하나가 나라 전체 총 경제의 6%쯤은 차지했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도식화 시켜본다면, 주식시장이 오르기 위해선, 당연히 기업들의 매출과 순익이 성장해야만 하고, 덩달아 GDP도 올라가고, 세계 경제 규모에 있어서 순위나 점유율도 높아질 것이다. 항상 같은 기존의 기업들만이 주식시장에 있는 것이 아니고, 기업들도 흥망성쇠의 과정을 거치는 것인 만큼, 새롭게 등장하는 신규 산업도 이와 같은 GDP의 성장과 더불어 주식 시장의 상승에 많은 부분 당연히 기여해야 할 것이다.
소위 벤처캐피탈의 입장에서 돌이켜보면, 정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신규 사업, 기술이 국내에서 계속 나올 수 있겠는가? 그런 걸 미리 알아볼만한 혜안이 내게 있는것일까? 아니면, 내 주변에 그런 걸 귀띔해줄 만한 전문가 네트워크가 있는가?
누구 말마따나 등골에 식은 땀이 흐를 일이다.
몇 달 전 올해초였던 같다. 한참 전국이 론스타 관련 구속 여부로 시끄러울 때였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끝에, 2015년 국내 조선업계는 목표 수출액이 300억불이라는 소식이었다. 거의 대부분 수출산업이니만큼, 전체 산업 규모가 약 30조쯤 될 것이다. 8년쯤 뒤고 지금 조선업이 초호황이라고 하니, 아마도 2007년 현재는 20조 정도쯤 될 것이라고 추측을 해봤다. 그리고 순익이 10~15%쯤 된다고 보면 전체 조선산업의 순익 규모는 약 2~3조쯤 될 것이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1조 6천억인가 주고 몇 년전에 매수했다가, 요번에 매각을 하면 매각 차익만 4조쯤 된다고 온 동네 신문과 뉴스가 난리를 쳤다.
전세계 10대 조선소 중에서, Top 3를 포함해서 자그만치 7개 회사가 우리 나라 업체라고 한다. 대단한 경쟁력이다. 조선소하면 수학 여행때 현대 울산 조선소였던가? 그 어마어마한 규모며, 개미처럼 배에 붙어서 용접하고 골리앗같은 크레인으로 이리 저리 옮겨가면서 조립을 하던 대단한 산업이자, 우리의 자랑거리다.
그러나, 많아야 5~6명쯤 되는 해외펀드 운용자가 불과 몇 년만에 4조의 순익을 유유히 거둬가는가 하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그 엄청난 사람들이 달라붙어서 1년에 꼴랑 2~3조 순익을 만든다고 하니, 어째 속이 편치는 않다.
벤처펀드 운용자의 입장에서 두 가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첫째, 엄청난 부가가치를 일으킬 수 있는 신규 산업, 기술을 찾아 내고, 투자해야 한다.
둘째, 국내만이 아니라 국외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투자던 사업의 확장이던.
그래야 주식시장이 이전 주식시장의 역사상 4~5번 그랬던 것 처럼, 다시 1,000 포인트 아래로 또 떨어지거나 하지 않고, 대망의 10,000 포인트가 멀지 않았다고 울부짖는 사람이 또 나올 수 있을 것이다.
by 이승근 (Ste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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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5/17 론스타와 조선소 (2)


데뷰를 감축드리옵니다.
2007/05/17 21:52그리고 등골에 식은 땀이 흐르면 직접 못 닦을테니 훌륭한 벤처기업가들 찾아서 닦아 달라고 하세요.
앞으로도 계속 부탁드려요~~
2007/05/18 1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