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전쯤 서초동 KT신사옥 (일명 올레캠퍼스)을 방문한 적이 있다. 과거 몇 차례 분당본사, 광화문사옥, 여의도사옥 등을 방문했던 경험이 있는 나는 그날 서초동사옥에서 무척 당혹스러운 광경을 목격하였다. 그 당혹스러움의 이유는 빌딩의 세련됨이나 로비 옆에 있는 카페의 저렴한 커피가격, 혹은 출입시스템의 변신 그 어느 것에도 있지 않았다. 그 이유는 바로 로비를 빼곡하게 메우고 있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사옥의 누군가를 만나려고 기다리고 있거나 혹은 이미 만나서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로 보였으며, 전반적으로 무척 시끄럽고 소란스러웠다. 그 산만한 분주함이 지금껏 잔상으로 계속 남아 있기에 오늘은 일본소프트뱅크 본사 로비의 지난 4년여를 반추해 보게 되었다.
소프트뱅크본사 로비는 늘 분주하다
2006년 봄, 소프트뱅크는 한화로 19조원 정도 되는 엄청난 현금을 투입하여 Vodafone K.K. (참고: K.K - Kabushiki Kaisha의 준말로 ‘주식회사’의 일본어 영문표기. 원래 영어로는 Co., Ltd.로 주로 표기)를 인수했다. 바로 이어 회사 이름을 SoftBank Mobile로 바꾸고, 과거 Vodafone K.K. 본사 사무실도 소프트뱅크본사가 있는 시오도메 (Siodome)로 이전하게 된다. 그 이전이 완료된 그 해 여름부터 시오도메사옥의 로비는 그야말로 인산인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로 붐비게 되었으며, 당시 사옥 11층은 약 50개 정도의 크고 작은 회의실로만 되어 있었는데 그 회의실을 예약하는 것이 큰 업무 중에 하나일 정도로 회의 공간도 늘 부족하였었다. 새로운 소프트뱅크모바일과 협력을 하고자 하는 많은 크고 작은 기업들의 방문이 줄을 잇던 시기였다.
그러나, 1년 정도가 지나자 그 소란스러움도 점차 잦아들게 되었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대부분의 협력이 성공적으로 진행이 되어서 안정된 관계가 유지되어서일까? 하지만 번호이동성제도의 시작과 더불어 소프트뱅크모바일이 내세운 전략 중에 주목을 받은 것은 이른바 화이트플랜으로 유명한 요금전략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었고, 그것은 무슨 협력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으므로 그것은 답이 아니다. 그렇다면, 그 많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아픈 구석이 있지만 문제의 원인은 철저하게 내부에 있었다. 원래 Vodafone K.K.는 Vodafone이 인수하기 이전에는 J-Phone이라는 회사였으며, 그 회사는 민영 JR (일본최대철도회사)의 관계자회사였다. 즉, Vodafone의 인적 구성의 대부분은 이른바 공기업출신이었던 것이다.
업의 본질로 따지자면 통신업은 혁신을 통신사업자 스스로 일구어 낸 적이 거의 없는 그런 특성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구성원들의 특징이 공기업적인 사고방식과 업무태도를 가지고 있었으므로 인수 후 1년 정도까지의 소프트뱅크모바일은 말하자면 회사 이름과 대표이사 (
이동통신회사의 자산은 기본적으로는 주파수다
애당초 이동통신회사가 직접 가지고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주파수라는 공공의 자산을 일정기간, 일정비용을 지불하고 소유를 하게 되면 그 때부터 사업전개를 위한 갖가지 준비를 하게 되고, 설비와 단말이 준비가 되면 서비스를 하게 된다. 따라서 통신회사가 가지고 있는 것은 어쩌면 아무 것도 없다. 장비도 다 구매를 하는 것이고, 단말기도 제조사가 만들어 주어야 하고, 각종 부가서비스 또한 수 많은 기업들의 제안을 통해 수용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통신회사가 가져야 하는 원칙적이고 기본적이고 바람직한 태도는 한마디로 ‘Open-mind’로 철저히 무장된 긴 안목의 ‘Partnership’이라고 봐야 한다. 하지만 그리 길지 않은 통신기업들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한국이든 일본이든 간에 대부분의 이통사는 공공의 자산인 주파수를 손에 거머쥔 공룡대기업이었을 따름이었다. 어떤 한국의 소프트웨어기업이 일본의 NTT Docomo에 납품을 한 적이 있는데 최종 의사결정 후 납품까지 6개월이 더 걸린 이유가 26명이나 되는 유관부서 본부장의 협조싸인을 받아야 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공룡도 그것 보다는 조금 더 빠르지 않았을까? 협업과 상생을 위해서, 그리고 점차 다양해지는 통신소비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속도전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 통신기업의 귀와 눈과 마음은 한 없이 크게 밖으로 열려 있어야 한다.
올레 KT가 아니라 오오오오오올레레레레레 KT를 바란다
최근 사석에서 만난 많은 분들이 최근 KT 의 변화에 대해서 상당한 호감을 가지고 얘기를 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예전에도 KT와 함께 일을 해 본 경험들이 있으신 분들이 하는 얘기인지라 그 ‘호감’에 대해서는 ‘공감’을 보내는 바이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이석채회장이 계신다. 이석채회장 취임 이후 약 1년 남짓의 KT의 변화는 그 이전의 변화의 폭을 훨씬 뛰어 넘는 수준인 듯 하다. 그리고 그 변화를 더욱 더 가속화시키는 동인이 새롭게 등장을 하였으니 이른바 아이폰의 열풍이다. 모르긴 해도 KT가 창사이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논란과 화제의 중심 (그것도 거의 대부분 긍정적인 시각으로)에 서 본 적이 있었던가 싶다.
아무튼 올레캠퍼스의 로비가 붐비듯이 전반적으로 KT는 붐비고 있다. 그리고, 그 분주함과 오고감이 지속이 되었으면 좋겠다. 냉정하게 얘기하자면 아직도 소비자들은 올레KT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바가 없다. 아니 어쩌면 별로 관심이 없을지도 모른다. 지금의 변화가 올레KT의 성공의 산물이라기 보다는 아이폰 열풍으로 인한 제휴와 협력관계의 새로운 진전에 불과하다는데 약간 신경이 쓰이기는 한다. 하지만, 혁신과 변화를 하면 모든 이들이 행복하다는 것을 이미 깨달은 KT가 그 행보를 멈추지 말고 지속했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하다. 그래서 오오오오오올레레레레레레 KT가 되시길…





안녕하세요. @ollehkt 트위터 운영자 클루니입니다.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많은 부분 공감이 가네요. 정말 요즘 올레캠퍼스에 1층은 인산인해라는 표현이 맞을정도로 붐비고 있습니다.그 분주함이 혁신으로 가는 밑걸음이 될수 있도록 모든 직원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지속적인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0/04/13 14:50네, 조금 두서없는 글이라 포스팅하면서도 저어하였답니다. 다만, 글의 행간을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고, 더욱 더 멋진 KT가 되실거라 믿고 응원합니다.
2010/04/14 00:47재밌게 읽고 갑니다.
2010/04/14 01:52휴우~~~ 재미있으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저는 늘 조마조마합니다. 특정 기업에 대한 저의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또 다른 주관으로 공격을 하시지나 않을까 싶어서요. ^^
2010/04/14 1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