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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술을 갖춘 투자자

컬럼&캐스트 l 2007/01/23 09:48 by Jeffrey

대한민국의 교육에 대해서 감히 논쟁을 하거나 반론을 제기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많은 뛰어난 교육행정가들이 수없는 나날을 고민을 해서 만들어 놓은 현 교육체제에 대해서 감히 문외한인 내가 몇가지 표면적이고 현상적인 문제점만 지적했다가 무슨 봉변을 당할까 싶어서이다.
입시제도만이 유일한 교육제도로 인식되는 사회에서 더군다나 이해관계인도 아닌 사람이 뭘 아는 체 하기도 사실 민망하다.

그러나 논술 혹은 그와 결부된 선행학습이 강남 학원가를 들썩거리게 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다만 똑똑한 사람과 지혜로운 사람을 구분하고 싶다는 마음에 한가지 제안을 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 그것도 투자를 업으로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나는 자신의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정리를 해서 기승전결이 딱 맞게 기술하는 능력은 참으로 중요한 기본적인 자질이라고 본다. 시험이라는 제도가 가진 형식의 한계 (표준화된 채점만이 대량평가를 가능케함으로 인하여 생긴 4지, 5지 선다)를 넘어서서 정말로 학생들의 생각을 잘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제도임이 분명하다. 평가의 주관성을 완전히 배제한다면 더없이 좋을테지만 그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므로 가급적이면 제대로 평가하고 판단하기를 바란다.

논술이라는 것이 지식을 많이 습득한 사람이 그 지식을 기반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논리적인 사고의 틀에 잘 버무려서 주장을 정리해 내는 능력이라고 본다면 나는 진정한 지혜로운 현인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다고 본다.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남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 주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 진정한 현인은 남의 말을 잘 들어 주는 사람이라는 얘기를 한 사람이 있다. 현대 록 기타의 신으로 추앙받는 지미 핸드릭스! 철학자도 아니고 대학교수도 아닌 기성세대가 보기에는 단지 정신 산만한 소음과도 같은 락기타를 치던 사람이 한 말 치고는 정말로 멋지지 않는가?

투자를 하는 사람은 듣는 기술 이 뛰어 나야 한다. 이런 말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이 능력을 '청술'이라고 하자. 대체로 '청취력'이라고 함은 그냥 언어를 듣는 능력이지 사람들의 주장과 의미를 듣는 능력은 아니지 않나? 그런데 문제는 이 세상 어디에도 그러한 청술을 가르쳐 주는 교육은 없다. 현실의 교육 체계는 나의 주장만 잘 하기 위한 능력을 함양해 줄 뿐이다. 따라서 청술은 온전히 개인의 몫이다.

청술을 갖추려면 자신이 가꾸어 온 지식으로 무장을 하고 남을 설득하는 기술을 가진 사람이 하는 말을 잘 가늠해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상대방 이상의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만이 가능하다. 덧붙여 핵심적인 능력은 인내력이다. 자고로 어설픈 지식인들은 참을성이 없다. 그래서 말을 막고 자르고 중간에 뛰어 들고 하면서 논의의 질서를 깨고 논점을 흐려놓기 일쑤이다. TV 대담프로그램에 나가는 사람들이야 자기 주장을 하려고 나간 것이므로 그래도 된다. 아니 그래야만 한다. 그러나 투자를 위해서 사람을 만났다면 잘 듣는 능력이 필요하다. 어설프고 황당한 주장도 잘 새겨 들어야 하고, 무엇을 감추고 말하는지도 잘 들어야 한다.

귀가 크게 뻥 뚫린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한 해가 되자.

2007/01/23 09:48 2007/01/23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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