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소프트뱅크벤처스 최지현(Jay) 수석입니다.
2015년부터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투자를 해 오고 있고, 국내 Early 투자부문 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Q. 어떤 계기로 벤처캐피탈리스트가 되었는지?
2012년 삼성전자 핸드폰 사업팀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3년 정도의 시간 동안 어떤 기업에서 일하고 싶은지 스스로 생각을 많이 해보았던것 같아요. 나에게 좋은 직장은 어떤 곳일까 라는 고민에 대한 답을
IT-Savvy한 기업이면 좋겠고,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는 곳, 마지막으로 주도적인 업무와 책임감있는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조직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벤처캐피탈 심사역이 이러한 기준에 모두 부합하는 커리어라고 확신을 하게 되었고, 당시 소프트뱅크벤처스의 포트폴리오였던 VCNC 박재욱 대표의 소개를 받아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Q. 맡고 있는 포트폴리오는?
제가 투자한 포트폴리오는 당근마켓, 크림, 트릿지, 알스퀘어, 제페토, 클래스101, 퀄슨, 토스랩, 런드리고, 서울거래소, 모두싸인, 비프로 등 입니다. 저는 기술에 친숙하거나 개발자 출신 VC분들이 주로 검토하는 로켓 사이언스에 집중하기 보다는 기존에 있는 큰 시장을 IT 기술로 더 큰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다시 말해, 시장을 혁신하는 기업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금 더 구체화 해본다면 커머스, B2B SaaS, 모바일서비스, 교육, 부동산 등과 같이 이미 수조원의 시장을 가지고 있는 분야들입니다.
Q. 본인만의 투자 결정 기준이 있나요?
크게 세가지 정도를 봅니다. 이 회사가 속해있는 시장이 지금도 충분히 크고 앞으로도 커질 것인가. 두번째는 앞으로 커지는 시장에서 이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문제를 뾰족하게 풀어내며 시장을 혁신할 수 있는가. 마지막으로 시장의 변화에 잘 대응하며 궤도를 수정해갈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는 팀인가.
세자기 항목 모두 만점이어야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해당 스타트업이 속해있는 단계나 시장의 특성에 맞게 각각의 비중 등이 달라진다고 이해해 주시면 될것 같아요.
Q. 특별히 기억에 남는 투자가 있을까요?
모든 투자가 다 중요하게 기억에 남아있지만 그 중에서 콜드메일로 연락이 와서 투자까지 이어진 두 곳을 꼽아 볼수 있을것 같네요. 바로 트릿지와 클래스101인데요.
트릿지는 “우리는 이런 팀이고 이런 걸 해보려고 하는데, 안만나면 후회하실겁니다”라는 대표님 전화에 이은우 파트너님과 함께 미팅을 금요일 5시에 1시간 잡았습니다. 큰 기대 없이 만났던 미팅이 저녁 약속을 미팅 중에 취소하면서까지 무려 3시간 넘게 이어졌고, 그 미팅 후 둘이서 랩업 회의를 통해 그 자리에서 바로 투자하자고 얘기했던 기억이 나네요.
당시 트릿지에는 8명 정도가 있었고, 서비스도 개발되지 않았던 단계였습니다. 그 이후 5년이라는 시간 동안 매출 없이 제품 개발 단계를 지나왔는데 (IR 당시에는 1년 후 서비스 론칭 계획이 있었죠 🙂 ) 드디어 작년 1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고 현재 월 매출 수백억을 달성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클래스101이라는 회사인데요. 2015년 제가 처음 투자를 시작할 당시 회사는 울산에서 과외중개 플랫폼을 하던 회사였습니다. 메일로 연락이 왔는데, 투자는 어렵겠지만 한번 만나보자 라는 마음으로 미팅을 진행했던 것 같아요. 당시 아이템으로는 투자를 하지 않았지만 창업 멤버들이 너무 마음에 들어 이후로도 3년 정도를 분기나 반기에 한번씩 편하게 만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회사는 이후로 10번 정도 피봇을 했고, 경영진들이 이게 마지막이다 라고 하면서 런칭한 것이 2018년 3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 클래스101입니다. 회사의 월 거래액이 1억, 2억, 4억, 8억, 16억 이렇게 2배씩 늘어나는 것을 보고 빠르게 투자를 진행했고, 그 결과 지금의 클래스101이 되었네요.
Q. 투자자에게 창업자는 어떤 존재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스타트업 대표님들은 스포츠로 보면 감독이자 선수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생태계를 잘 모르시는 분들은 투자자가 감독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투자자는 필요에 따라 볼보이도 되고 메디컬 트레이너, 데이터 분석관이 될수도 있는 그런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플레잉 코치들이 게임 외에 나에게 요구하는 것이 있으면 다 들어주는 사람. 투자자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하는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