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팀 인터뷰] 최동언 책임, Korea Early Team

By 4월 5, 2022VC Insight

소프트뱅크벤처스 투자팀에서 일하고 있는 최동언이라고 합니다. 2021년 5월부터 일을 시작해서 이제 만 1년이 다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FADU라는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에서 SSD PM으로, 하이퍼커넥트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스타트업에서 모바일앱 PM으로 일 했었고, 첫 직장으로는 삼성전자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AI 분석 플랫폼을 연구했었습니다. 

어떻게 벤처캐피탈리스트가 되었나요?

사실 살아오면서 벤처캐피탈리스트를 꿈꿨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구요. (웃음) 기술이 좋아서 기술을 좇다보니 어느새 벤처캐피탈리스트가 되어있더라고요. 저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면서 컴퓨터공학을 부전공으로 공부했었고, 프로그래밍에 많은 재미를 느껴서 첫 직장으로는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입사를 했습니다. 삼성에서 AI 관련한 프로젝트를 개발했었는데, 이 때부터 딥테크를 파고들었던 것 같아요. 당시 아무래도 대기업에서 일을 하다보니 제가 하는 일이 조금 더 제품과 사업에 직접적으로 기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친구의 추천으로 하이퍼커넥트에 PM으로 이직을 하게 되었는데요. 당시,하이퍼커넥트는 100명 후반대의 규모있는 스타트업인데도, 정말 역동적으로 일하는 조직이어서 B2C 서비스 분야에 대해 단기간에 많은 것들을 배웠던 것 같습니다. 하이퍼커넥트에서도 기술 이슈 다루는걸 좋아해서 AI 관련 피처를 많이 다루었는데, 어느 날은 FADU라는 반도체 스타트업을 알게 되었습니다. FADU는 순수하게 기술만을 다루는 회사라서 좀더 전문성을 키울수 있겠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FADU의 PM으로 자리를 옮겨서 반도체 관련 소프트웨어 PM으로 일을 했습니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는데, 제가 개발자, 서비스PM, 기술PM이라는 다양한 직무를 경험한 사람이 되어있었고, 평소에 종종 기술 스타트업들에 대해 의견을 나눴던 소프트뱅크벤처스의 정희재 수석님과 인연을 통해 저의 복합적인 백그라운드가 스타트업 투자에 활용되면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제안을 받고, 긴 고민 끝에 벤처캐피탈리스트가 되었습니다.

직접 일해보고 느낀 벤처캐피탈리스트라는 직업의 매력은? 

스타트업의 대표님들과 항상 직접 대화하면서 경영진 레벨의 주요 이슈들을 접할 수 있고, 그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해 함께 고민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인 것 같아요. 다양한 산업군의 대표님들을 동시다발적으로 만나다보면, 제 사고의 폭이 넓어지는게 느껴지기도 하구요. 특히, 사업과 조직의 전략 및 계획부터 그 실행과 운영까지 모든 부분을 함께 고민해볼 수 있다는 점은 다른 어떤 직업도 따라올 수 없는 특권이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맡고있는 포트폴리오는?  

최근 투자부터 역순으로 말씀드리면 딥카디오라는 딥러닝 기반으로 심전도 데이터에서 부정맥을 진단할 수 있는 AI회사가 있고, 그 직전에는 페이히어라는 PoS 시장에서 모바일 혁신을 도모하는 회사가 있었어요. 그리고 최고수준의 딥러닝 모델 솔루션을 기업 고객에게 제공하는 업스테이지, 각종 투자 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 오르락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이머시브 오디오 사업을 하는 가우디오랩, AI 챗봇 이루다를 운영하는 스캐터랩, 반도체 설계 플랫폼의 혁신을 꾀하는 세미파이브 등 기술 중심으로 성장하는 기업들을 주로 맡고 있습니다.  

본인만의 투자 결정 기준이 있다면? 

어떤 기술이 가치있다 없다는 학문적 관점으로 접근할 수도 있겠지만, 스타트업은 결국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적으로 뛰어나다고 그 회사가  꼭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거꾸로 기술이 약하다고 그 회사가 잘 안 되는 것도 아니구요. 중요한 포인트는 적절한 타이밍에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서비스 해줄 수 있는가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고객 중심으로 사고하는 회사, 고객 중심의 제품을 만들어 가는 회사인지가 가장 중요한데, 많은 회사들이 공급자 관점에서 기회를 정의하거나 B2B의 경우 스펙맞추기에만 집중하다보니 적절한 고객반응을 획득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혹자는 어차피 고객에게 물어봐도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 답을 못한다라고 말 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업가가 고객의 가려운 부분을  스스로 찾지 못한다는 얘기는 아니잖아요? 고객이 제대로 설명을 못할 뿐이지. 이런 부분은 정량적인 분석만으로는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기때문에 산업 및 트렌드 리서치, 고객인터뷰 등을 병행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비전과 아이디어를 접목시켜야 결국 고객이 원하는 제품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단순히 기술적 우위만을 설명하는 회사보다는 고객의 관점에서 제품의 의미를 다양한 각도로 풀어낼 수 있는 회사에 투자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관심있게 보고있는 기술이나 분야가 있다면? 

최근에 많이 검토했던건 블록체인 기술을 가진 기업들인데요. 블록체인 기술은 경제학적 관점, 공학적 관점, 사회정치학적 관점 등 다양한 각도에서 해석할 수 있고, 그 내용이 상당히 논쟁적이어서 관심이 많이 가는 것 같습니다. 블록체인이 잘될것이다 안될것이다와 같은 1차원적인 물음이 아닌, 어떤 도메인에서 어떤 애플리케이션이 어떤 역할을 하여 winning case를 만들것인가를 예상해보는게 저의 개인적인 관심사이고, 미래를 직접 관찰함으로써 저의 눈을 한단계 높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외에도 AI 기술 스택의 하부를 다루는 MLOPS 회사들이나, NPU 회사들 또한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투자를 다섯글자로

내가 생각하는 투자란 (네글자 밖에 기억이 안나네요) 헌.혈.의.집. 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투자라는 일을 처음하게 되었는데요. 과거에 제품을 만들 때는 자본시장에서 일어나는 금융활동의 중요성을 잘 인지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막상 와서 일을 하다보니 적시, 적소에 필요한 자본을 공급한다는 것이 스타트업의 고객 가치 창출 활동과 사회 변혁에 상당히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혈액을 적시, 적소에 공급하여 사람을 살리는 플랫폼, “헌혈의 집”이 떠오르네요. 아쉽게도 다섯 글자는 잘 모르겠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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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na 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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