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에 한 박자 쉼표를 찍는 ‘힐링’을 주제로 제주도에서 진행한 작년 포럼에 이어, 올해는 ‘글로벌’을 테마로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그리하여 모든 프로그램과 만남의 주인공인 저희 포트폴리오의 주요 임직원, 국내외 IT 대기업과 스타트업 관련 인사, 국내외 투자기업, 소프트뱅크 본사 등 230여 분의 게스트를 한자리에 모셨습니다.
글로벌이라는 단어는 이제 너무나 익숙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이번 행사에서는 식상하고 추상적인 ‘글로벌’이 아닌, 아시아 스타트업들의 미래 전략의 핵심으로써의 ‘글로벌’을 이야기 하고자 했습니다. 따라서 행사의 장소도 ‘글로벌’ 테마에 적합한 곳으로 고심 끝에 ‘인천 하얏트’를 선정했습니다. 인천 공항에서 3분 거리에 위치하여 많은 해외 게스트 분들께 접근성이 뛰어났습니다. 또한 국내 게스트 분들께는 잠시나마 서울 도심에서 조금 벗어나 행사에 집중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올해 행사에서 가장 주안점을 둔 것 중 하나는 ‘새로운 기회의 모색’이었습니다. 1박 2일 이라는 시간 동안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가실 수 있도록, 저희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소프트뱅크그룹의 네트워크를 동원하여 만남의 기회를 최대화 하였습니다. 글로벌 시장 개척, 국내외 파트너십과 후속투자 등의 기회를 모색하는 벤처기업들과 업계 유수의 참석자 분들이 투자와 협업을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주최측인 저희가 게스트들의 수요를 파악해 미팅 희망 회사를 조사하고 45건 이상의 개별 미팅을 사전에 준비해 드렸습니다. 자체적인 미팅의 수는 70건 이상으로 추산 됩니다. 또한 저희 포트폴리오사들 다수에 큰 관심을 보이고 개별 면담을 희망하셨던 15분의 핵심 게스트들과, 15개 이상의 포트폴리오를 연결해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보다 큰 시각에서 ‘통찰(Insight)’을 얻어가실 수 있도록 세 가지 테마로 프로그램을 구성했습니다. ‘격변하는 기술 시장의 중장기적인 전망’과 ‘각 지역 전문가들의 시장에 대한 통찰’ 그리고 ‘열정과 패기 넘치는 기업가들과의 만남’을 주제로 세션을 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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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하는 기술 시장의 중장기적인 전망>
게스트 분들이 기술 영역의 주요 트렌드와 전망을 파악하고, 비즈니스 운영에 혜안을 높이실 수 있도록 키노트 인사들을 섭외하였습니다.
첫 번째 키노트는 팍스콘에서 테크니컬 비저너리로 활동하고 계신 정철 박사를 모셨습니다. 올 해 화제의 사건들을 짚어보는 동시에 미래 기술 시장이 변화하는 양상을 살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여름에 강남대로에 문을 연 쉑쉑버거에 체감온도 40도가 넘는 폭염에도 사람들이 믿을 수 없을 만큼 긴 줄을 섰습니다. 이는 정말 햄버거가 먹고 싶었기보다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기술은 사람을 움직이는 가장 큰 잠재성 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에서는, 시스템은 항상 사람을 대체 가능하다는 사실을 통해 기업가들이 대비해야 할 미래와 기회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두 번째 키노트에서는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와 인공지능과 혼합현실 속의 비즈니스 기회와 위기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인공지능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화제인 주제 중 하나입니다. 이를 통해 글로벌리즘을 넘어 멀티리얼리즘을 만들어내고 새로운 욕구를 무한대로 창출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가장 처음의 상용화된 예인 포켓몬 고의 경우, 공간 또는 위치 스폰서링을 통해 수많은 비즈니스모델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다행히 인공지능이라는 특이점(싱귤러리티, Singularity)은 모든 곳에서 동시가 아닌, 각각 다른 시점에 도래할 것입니다. 가장 먼저 자동차 산업에서, 이후에는 농업, 금융 등 다른 영역에서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모든 영역이 인공지능 싱귤러리티의 영향 아래 있기 때문에, 기업가들은 이 흐름이 비즈니스에 미칠 영향을 위기감과 현실감을 가지고 대응해야 합니다. 이런 기회는 역사책을 통해 과거를 돌아보면 파악할 수 있지만, 지금 현실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내일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기 어렵습니다. 인간은 미래는 과거의 확장이라는 알고리즘을 가지고 미래를 예측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인공지능 싱귤러리티라는 판도라의 상자가 이미 열린 상황에서 현명하게 대응하는 방법은 어떤 것 일까요. 인간에게 알파고는 이길 수 없는 상대입니다. 하지만 인공지능과 인간 이세돌이 협업한다면, 알파고 단독으로는 이길 수 없습니다. 결국인공지능이라는 싱귤러리티를 무시하거나 반대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으며, 협업 기회를 가장 먼저 찾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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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지역 전문가들의 시장에 대한 통찰>
한국과 같은 선도국가와 동남아시아 신흥국가 간의 시간 차이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선도국가에서의 경험과 통찰력을 활용해 신흥시장에서의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먼저 야후재팬캐피탈의 류 히라야마대표가 일본의 스타트업 트렌드에 대해 공유해 주었습니다. 일본의 VC 투자는 경제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편입니다. 일본 스타트업이 유치한 투자금액은 $1.6bn에서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며, 대부분 초기에서 성장 단계 회사들 입니다. 랜드마크 IPO들이 존재하지만 시장은 상대적으로 쉽지 않은 편입니다. 핵심 트렌드인 핀테크, 공유경제, AI와 IoT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부상하고 투자도 집중되는 편입니다.
다음으로는 이스트벤처스의 공동창업자인 윌슨 쿠아카가 동남아 시장에 대해 설명해 주었습니다. 이스트벤처스는 2010년에 처음 설립된 인도네시아 시장의 첫 번째 VC 입니다. 싱가폴, 도쿄, 자카르타에 베이스를 두고 있습니다. 주로 아이디어와 프로토타입 만을 가진 아주 초기 단계의 기업에 투자합니다. 설립 당시 인도네시아의 인터넷 보급률은 8%로 온라인 비즈니스는 전무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불과 6년이 지난 지금 이스트벤처스는 80개 이상의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중 80% 이상이 인도네시아 스타트업 입니다. 이를 통해 5천 개 이상의 직업을 창출했고, 천백만 개의 중소기업과 마이크로비즈니스가 지원을 받았으며, 6천만 명의 사용자가 생겼습니다. 아직 수익화는 22%정도의 지역 밖에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도시가 아닌 78% 비율의 지역에 무궁무진한 전자상거래 사업기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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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과 패기 넘치는 기업가들과의 만남>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 대표기업인 토코피디아의 윌리암 타누위자야(William Tanuwijaya)대표가 인터넷이 어떻게 자신의 삶을 바꾸었는지 이야기했습니다. 불우하고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대표가 인터넷을 통해 어떻게 꿈을 이루었고 용기와 인내, 희망을 얻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토코피디아는 2013년 소프트뱅크벤처스의 투자를 받고 1년 후 기존 기업가치 대비 5배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소프트뱅크 본사와 세콰이어캐피탈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현재 토코피디아의 기업가치는 투자 시점 대비 25배로 증가했습니다. 토코피디아는 여러 스타트업 대표 참석자들에게 귀감을 보여주었고, 그 과정을 지켜봐 온 저희에게도 보람된 순간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다음으로는 쿠팡의 정상엽 투자개발실장이 대한민국 모바일 상거래 시장과 쿠팡의 성장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한국에서 모바일 상거래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먼저 ICT 발전지수 1위로 스마트폰 보급률이 97%입니다. 또한 인구밀도가 높고 소비자가 트렌드에 민감하고 새로운 것을 잘 수용합니다. 이러한 환경을 발판삼아 쿠팡이 모바일 커머스의 리더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소비자로부터 시작하는 고객 서비스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고객기반으로 목표와 비전을 세운 결과, 매출이라는 드라이한 지표뿐만 아니라 고객만족도에서도 높은 점수를 얻었습니다. 로켓배송뿐만 아니라 셀러들이 고객만족에 기여하도록 상단노출에도 광고비를 받지 않았습니다. 또한 리뷰와 배송 등 다양한 고객만족도를 지표화해 측정하고 상시 모니터링 하는 것도 고객지향 마인드의 결과물 입니다. 쿠팡은 스타트업 투자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이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 실행력, 열정이 쿠팡의 고객만족에 기여할 수 있도록 좋은 기업가를 찾아내고 에너지를 결합하려고 합니다.
이어서 올해 가장 크게 기대되는 포트폴리오로 선정된 ‘밸런스히어로, 하이퍼커넥트, 마이뮤직테이스트‘ 세 곳과, 작년 말부터 올해 투자를 받은 신규포트폴리오 아홉 곳의 정식 소개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매년 포럼은 참석자 분들이 인사이트를 얻고, 새로운 파트너십의 기회를 만들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키우는 취지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도록 기획합니다. 참석자 모두가 반복된 일상을 소화하시다가도, 자극과 배움을 얻고 잠시 멈춰서 생각을 가다듬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시길 바랐습니다. 또한 ‘행복’을 큰 테마로 다루어 보고자 했습니다. 소프트뱅크의 비전이 ‘정보통신혁명을 통해 인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인데, ‘그것을 수행하는 우리들은 일상 속에서 어떻게 더욱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해보고자 했습니다.
둘째 날 키노트를 해 주신 서울대 종교학과 배철현 교수의 “Into Spiritual Abyss” 강연에서의 말씀처럼, 벤처란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만들어 개척해 나가는 하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유일하고 고유한 목적지를 찾아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 그 사람에게는 카리스마가 생기고 상대방에게 감동을 주게 됩니다. 벤처 생태계에서 스스로가 처음 개척하는 자신만의 길, 심연으로 들어가 여러분만의 보석을 찾는 소중한 포럼이 되셨기를 기원합니다. 그럼 다음해도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