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두 개의 무거운 편견, 하나의 가벼운 오해]
지인들로부터 저희 회사와 관련된 질문을 받다 보면, 가끔씩 약간의 오해와 심지어는 편견마저 갖고 계시다는 걸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한번 정리해 보았습니다. “소프트뱅크벤처스, 당신이 오해 했을 만한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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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창업 초기기업 보다는 『숫자(매출)』가 나와야만 투자를 한다 든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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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이 숫자는 저희의 초기기업 투자 비율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법인이 설립이 되기도 전에 투자 검토와 결정을 하면서 동시에 저희 회사의 Back office인 ‘경영지원실’의 투자기업관리 담당 인력이 나서서 법인 설립을 도와준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숫자(매출)』에 대한 말씀을 드리자면, 지금 현재 포트폴리오 중에서 아직 매출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는 기업들! 있습니다. 아니 솔직히 말씀 드리자면 그런 회사 많습니다.
모든 기업들에게 다 적용이 되는 경우는 아니겠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무리한 매출 창출을 오히려 못하게 막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포트폴리오기업의 이사회에서 “투자를 받은 지 시간도 많이 지났으니 돈을 좀 벌어야 하지 않을까요? 현재 이용자수가 좀 되는 셈이니 이쯤에서 광고를 붙여볼까요?”라고 할 때 “지금 그 돈 벌자고 광고를 붙이면 오히려 이용자가 이탈할 수도 있으니, 우선은 좀 더 서비스 고도화에 주력하시고 더 많은 이용자들을 확보하는 것이 좋겠습니다”라고 말하며 기다려줄 수 있는 투자자입니다.
투자 검토 당시 회사가 제시한 사업계획서대로 회사가 운영되지 않는 다는 것은 지난 17년간의 소프트뱅크벤처스의 투자 경험을 통해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계획이 드라마틱하게 바뀌어도, 회사가 목표로 한 이익 실현 시점이 빨리 다가오지 않아도, 많은 자원을 투입한 서비스나 제품 개발이 제 때에 되지 않더라도 결코 조급해하지 않고 함께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는 파트너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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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대표이사의 『학력』을 중요하게 본다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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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을 성공시키는데 있어서 창업자 혹은 대표이사의 학력이 얼마나 중요할까요? 어중간한 답변이지만 실제로는 중요하기도 하고 중요하지 않기도 합니다.
대표이사의 학력이 중요하게 작용할 때가 있습니다. 어떤 특별한 전공이 바탕이 된 학력을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를 통해 그 분야의 우수한 기술이나 능력을 보유한 인재들을 수월하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력의 자질이 매우 중요한 성공요인으로 여겨지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이 부분은 상당히 중요한 창업자의 역량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대학을 나오거나 혹은 특별한 전공을 한 사람들 모두가 이 문제를 완벽하게 잘 풀어 낼 수 있을까요? 그건 개인차가 매우 크기 때문에, 절대 ‘그렇다’라고 답 할 수는 없을 겁니다. 학업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해서 제갈공명을 삼고초려해서 영입한 유비의 인격과 풍모를 다 지니고 있다고 볼 수는 없지 않을까요?
학력 혹은 학벌이 스타트업의 성공에 결정적인 요소라고 한다면 수능성적과 창업기업의 기업가치가 완벽하게 매칭이 되어야 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대표이사의 자질이나 능력 중 ‘학력’을 넘어서서 더욱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성공을 만드는 사람들은 그것을 가능케 하는 DNA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DNA는 태어난 곳, 사는 동네, 혈액형, 학벌등과 같은 운명 결정론적 요인들로 구성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주목해서 보는 성공 DNA는 아이디어를 아이디어로만 머물게 하지 않는 ‘실행력’, 하루하루가 전쟁인 스타트업에서 버틸 수 있는 ‘체력’, 그리고 온간 난관이 닥치더라도 담대하게 이겨내는 ‘정신력’ 등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고 봅니다.
학력은 어쩌면 어떤 사람이 얼마나 성실하고 진지하게 인생을 살아 왔는가에 대한 증명서 정도는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운전면허증이 있다고 운전을 다 잘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는 것이 저희의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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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직원들이 『일어』를 잘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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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본사가 일본이라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은데, 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도, 해외에 있는 포트폴리오와도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영어’로 진행됩니다. 실제로 회사에 일어가 가능한 사람을 두 명밖에 없고, 그나마 업무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끔 손정의 회장은 한국어를 얼마나 하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께서도 계신데, 한국말 거의 못하십니다. 미국 유학 경험도 있고 미국과의 사업 경험도 많으신 편이라 영어는 잘 하세요. 아주 쉽지만 완벽한 영어를 구사한다고 일본언론에서 칭찬을 할 정도로!